안정환이 10일 대미국전에서 극적인 백헤딩슛을 성공시킨 후 한국 대표선수들이 함께 선보인 독특한 '스케이팅' 골 세리머니야말로 미국에 가한 통쾌한 한방이었다는 '찬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보인 골 세리머니는 쇼트트랙 선수들이 스케이팅하는 모습. 안정환이 골을 터뜨리자 선수들은 그를 필두로 코너플랙으로 달려간 뒤 오른발,왼발을 번갈아 들어가면서 천천히 스케이팅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한 줄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 선 모습은 영락없이 쇼트트랙 선수들이 코너를 돌면서 스케이팅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천수가 안정환의 옆에 서있다가 그의 옆구리를 건드린 뒤 두 손을 내저으며 2002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심판들의 오심을 유도했던 오노의 야비한 행동을 재현한 것은 일품이었다. 이 장면은 올림픽 당시 한국의 김동성이 미국의 오노에게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겨놓은 선수들이 준비해둔 것이다. 네티즌들은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속시원한 골 세리머니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AP·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한·미전 기사에서 안정환의 골 세리머니를 집중 부각시켜 보도했다. AP는 "안정환은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실격당해 미국선수에게 금메달이 수여된 것에 대한 복수(revenge)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AFP도 "안정환의 골 세리머니는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미국 라이벌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것을 분명하게 가리키는 동작"이었다고 소개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