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채권전망] “금리, 6.0%선 하향돌파 시도할 듯” -전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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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이 이번주(6.10∼14)에도 강세를 이어가 3년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6.0%선을 일시적으로 하향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주가 하락을 야기하는 주변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장기물 채권 물량 공백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시장이 매도 우위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 중반까지는 나라 안팎의 경제 지표 발표도 드물어 펀더멘털 면에서도 금리 상승을 이끌 요인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 6.0% 전후 좁은 박스권 전망 = 한경닷컴이 지난 7일 은행과 보험의 채권 매니저 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주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평균 5.96∼6.14%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참조: [채권표] 이번주 채권매니저 금리전망).
지난주 금리가 종가 기준으로 6.05∼6.14%에서 움직인 것을 감안할 때 금리의 상한은 지난 주 수준에서 제한되는 반면 하한은 더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7명 가운데 4명이 금리가 6.0%선을 뚫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1명은 5.9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상승은 주가 약세 등으로 제한돼 4명이 6.10%까지 오르면 많이 오르는 것이라고 답했으며 1명이 6.15%, 2명이 6.20%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간 금리 변동 폭은 평균 0.17%포인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답해 큰 폭의 등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변동폭은 넉넉하게 잡아도 0.20%포인트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변동폭을 0.10%포인트로 잡은 매니저도 있었다.
◆ 주가 약세 이어질 듯 = 매니저들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주가 약세에 따른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을 억누르는 △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 △ 반도체 가격 하락 △ 최근 하이닉스 전환사채(CB) 전환 및 우리은행 공모, 쌍용차 감자 후 재상장 등으로 인한 수급 악화 △ 미국 주식시장 하락 등의 요인들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선물과 종목·지수옵션 동시만기일(트리플위칭데이)인 12일까지는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주가 하락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 악화, 부실 회계 문제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실업률 하락, ISM지수 호전, 재고 감소 등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사라졌기 때문이며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협의 황순모 과장은 “투신권의 주식 펀드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외국인 투자자 등의 신규 자금이 들어올 때까지 주식이 상승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은행의 최천범 차장은 “트리플위칭데이와 관련해 국내 주가가 급락할 경우 국고 3년물 금리가 5.8%대까지 일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정책·수급, 금리 하향 안정에 도움 = 지난 7일 한국은행 총재가 “5월 금리 인상 전 금리가 6.5%대까지 올라간 것은 오버슈팅이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할 때 당국으로서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금리 급등시 최근의 환율 하락세가 더 가팔라지고 수출업체의 피해는 가중될 수 있어 당국이 저금리를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주 통안채 만기는 1조7,105억원에 이른다. 지난 주와 비교할 때 양이 다소 많지만 차환 발행이 시장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시중 자금 사정을 고려해 통안채 창구판매를 하지 않는 등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지방선거 등 정치적 요인과 담배인삼공사 등 공기업 민영화 일정을 감안하면 급격한 통화 환수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스왑레이트 상승 전환 어려울 듯 = 금리스왑레이트가 과도하게 하락하며 국채선물 상승, 국채 금리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5월 29일 통안1년물 스왑스프레드(스왑레이트-채권수익률)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후 지난 7일 현재 스왑스프레드는 통안1년물이 마이너스 0.16%포인트, 통안 2년물이 마이너스 0.22%포인트를 기록했다. 같은 날 국고 3년 스왑스프레드는 0.00%포인트를 가리켰다.
최근 금융채 발행 급증과 장기채권 물량 공백으로 대형은행과 장기투자기관을 중심으로 강한 리시브(receive, 고정금리 수취)수요가 형성되며 스왑레이트가 현물 금리보다 낮게 형성됐다.
장기적인 금리 상승을 대비해 페이(pay, 고정금리 지급) 포지션을 취했던 기관들이 최근 금리 하락으로 손절매물을 내놓고 선물과 현물을 매수해 금리 하락세는 가중됐다.
매니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LG화재의 변영호 대리는 “금리스왑레이트 하락이 선물값을 상승시키고 현물 금리를 하락시켜 다시 스왑레이트 하락으로 이어지는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시장의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은행의 남궁억 과장도 “지금이 비정상적인 것이 분명해 언젠가는 스왑레이트가 현물 금리보다 높게 형성되겠지만 그러기까지는 한달 내지 석달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만기별 시장 분화 = 단기 금리 하락세는 제한된 반면 장기물 금리에 가해지는 하락 압력은 아직도 강해 국고 3년물 금리는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지난 한주 동안 국고 5년 2002-5호 금리는 6.55%에서 6.45%로 0.10%포인트 하락했다. 국고 3년물 금리는 0.09%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통안채 1년물 금리는 5.38%에서 5.36%로 0.02%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단기물 하락이 제한되고 있는 것은 △ 콜금리가 5월중 0.25%포인트 인상됐고 3개월 안에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있으며 △ 한국은행이 계속 RP를 지원해야 할 정도로 단기 자금 사정이 좋지 않고 △ 투신권의 MMF 설정액이 지난 7일을 제외하고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연일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환은행의 남 과장은 “1년 이하 통안채 금리 움직임이 3년물 금리 하락을 제한하고 있며 이 같은 요인이 부각되면 6.0%선을 못뚫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오재경 과장도 “3년물 금리가 더 내려가려면 1년물 금리가 더 내려가야 하나 이는 현재 콜금리 수준에 의해 제한될 것”이라며 “만기별 수익률 곡선의 수평화 과정은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매니저들은 장기물 물량 공백은 이어져 이에 따른 하락압력은 지난 주처럼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6월중 5년물 국고 입찰이 실시되지 않아 최근 들어 시장에서 5년물 매물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서울은행의 최차장은 “현재 시장에서 장기채를 찾아보기 어려워 채권 시장에 돌발 악재가 나온다 해도 금리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