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 첫승에 힘업어 월드컵 중계를 안방에서 고화질(HD)TV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싼 가격때문에 구입을 주저했던 사람들도 한국팀의 선전으로 HDTV의 와이드화면과 생생한 음질에 이끌려 매장을 찾고 있다. 국내 방송 3사는 24개 경기를 각 8개씩 나누어 자체 제작하고 월드컵 기간중 KBS 30경기,MBC 27경기,SBS 41경기를 HDTV로 송출할 계획이다. 이미 개막식과 대폴란드전을 성공적으로 중계했으며 앞으로 16강전과 8강전 등 주요 경기를 HD방식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HDTV의 가장 큰 장점은 16:9의 와이드화면을 통해 일반 TV보다 4~5배가량 선명한 화질과 입체음향으로 생생한 경기장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한국전 티켓을 구하지 못해 경기장에 가지 못하는 한을 HDTV를 통해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 비싼 가격때문에 HDTV를 구입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월드컵 기간중에는 고품질의 영상과 3차원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있다. 바로 정보통신부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디지털방송관을 찾으면 된다. 일반인들이 디지털방송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디지털방송관은 월드컵 기간중 서울 부산등 전국 8개 도시 10개 지역에서 운영된다. HD,3차원 입체 영상물 등을 상영할 "상영관"에는 초대형 스크린과 70여석의 좌석이 마련됐다. "체험관"에는 디지털방송 관련제품이 전시되며 3차원 입체영상은 관람객이 편광안경을 착용한 후 다양한 시점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온라인정보검색이 가능한 쌍방향 데이터방송으로 경기 도중 출전선수의 프로필,경기통계 등 각종 정보들도 간단한 리모컨 조작으로 손쉽게 검색 가능하다. 인기투표등 시청자가 참여하는 쌍방향 방송도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고화질 고음질의 HDTV라도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대부분 경기가 일반 TV 중심으로 방송되고 HDTV 방송용은 별도로 제작돼 HDTV 시청자들은 일반 가정과 다른 방송을 보게되기 때문이다. MBC에서 중계하는 한국전이라도 차범근 해설위원이 아닌 다른 해설자가 중계하는 방송을 보게되는 것이다. 이때문에 일부 HDTV 수상기를 구입한 시청자들은 "왜 우리집 TV에는 송재익이나 차범근이 안 나오느냐"는 항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대해 방송사 제작 관계자는 "아직 HDTV 보급이 많지 않아 일반 TV 중심으로 방송할 수 밖에 없다"며 "보급이 활성화되면 자연히 HDTV 중심으로 방송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