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업체들이 올 하반기 사내(社內)환율을 상반기의 달러당 1백30엔선에서 1백20엔선으로 크게 낮춰잡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율전망 조사 결과 거의 모든 기업들이 하반기 사내환율을 상반기에 비해 10엔 가량 하향 수정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내환율은 수출업체들이 사업계획을 짤 때 기준으로 삼는 내부환율로 평균치 개념이다. 따라서 달러당 1백20엔의 사내환율은 일본 기업들이 올 하반기 중 엔화가 달러당 1백15~1백25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엔화는 현재 1백24엔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내환율을 1백20엔으로 잡고 있는 기업들은 주로 일본 수출의 핵인 자동차와 가전업체들이다. 자동차업체로는 혼다와 후지중공업,가전 및 전자업체로는 후지쓰 마쓰시타전기 미쓰비시전기 등이다. 이 기업들은 △일본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관측과 △미국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배경으로 하반기 사내환율을 낮춰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이같은 사내환율 하향조정으로 앞으로 엔화강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강세를 예상한 수출업체들이 달러화로 받은 수출대금을 최대한 빨리 엔화로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즉 달러값이 더 떨어지기전에 보유 중인 달러화를 조금이라도 빨리,그리고 더 많이 매각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진단이다.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일본현지법인의 사쿠마 히로시 외환분석가는 "일본정부가 엔·달러환율을 1백25엔 이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들의 사내환율 하향조정으로 엔·달러환율이 1백20엔 밑으로 떨어질(엔화강세)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