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10일(이하 현지시간) EU에 가입하는 중부.동구권 국가들에도 농업보조금을 지급할지 여부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고 EU 순회 의장국인 스페인의 조세프 피케 외무장관이 밝혔다. 피케 장관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외무장관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이렇게말하면서 그러나 오는 17일 회원국 대사들이 이 문제를 재론해 타협책을 모색토록장관들이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오는 21 22일 스페인 남부도시 세빌랴에서 소집되는 EU 정상회담 이전에 이 문제가 타협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순회 의장국 자격은 7월 1일자로 덴마크로 넘어간다. 피케 장관은 중부.동구권 국가들에도 농업보조금을 지급할지 여부를 놓고 "일부회원국이 이견을 제기하고 있으나 곧 타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오는 17일까지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네덜란드, 독일, 영국 및 스웨덴이 중부.동구권 국가들에도 농업보조금을 지급하는데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이들 4개국이 EU의 재정적 부담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 EU가 추진하는 획기적인 농업개혁 프로그램인 `공동농업정책'(CAP)이 EU 확대와 연계되는 점도 회원국들의 골머리를 앓게하고 있다고이들은 덧붙였다. CAP에 따르면 매년 약 400억유로(380억달러)가 EU 15개 회원국에 지급되며 이가운데 4분의 1 가량이 프랑스에 할당된다. 400억달러의 농업보조금은 EU 집행위 예산의 근 절반에 해당된다. 집행위가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EU에 새로 가입하는 중부.동구권 국가의 경우기존 회원국에 비해 4분의 1 밖에 농업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동구권 국가에 대한 농업보조금은 향후 10년 사이 100% 증액될 예정이나 그 때쯤이면 농업보조금 자체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이 점에 대해 중부.동구권 국가들이 큰불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독일 스웨덴 영국 및 네덜란드는 우선 CAP 문제를 해결하고 중부.동구권 국가에 대한 농업보조금 지급건은 연내 재론하는 쪽으로 협상의 순위를 정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중부.동구권 국가에 대한 농업보조금 지급을 둘러싼 이견에도 불구하고 EU가 확대돼야 한다는 기존 회원국들의 `정치적 의지'가 강하다면서 따라서 회원국 확대 스케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U는 오는 2004년까지 키프로스 체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몰타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및 헝가리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계획이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경우가입이 이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