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위칭데이(선물.옵션.개별 지수옵션 동시만기일)를 하루 앞둔 11일 증시는 비교적 순조로운 흐름을 보였다.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1천2백92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차익거래 잔고는 8천억원대로 줄어들었다. 프로그램 매도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3포인트이상 올라 815선에 마감됐다. 반면 일부에서는 선물 9월물의 시장 베이시스(현물과 가격차이)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만기일 이후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는 "후폭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리플위칭데이에 따른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은 일단 수급상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향후 가장 큰 변수는 미국시장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기 수급악재에서는 탈피=전문가들은 현재 8천억원대인 매수차익거래 잔고중 6천억∼7천억원 정도는 장기증권저축 펀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회전율 제한 등을 감안할 때 매수차익거래 잔고중 상당 규모가 9월물로 롤오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 봉원길 선임연구원은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액중 일부가 차익거래라는 점을 고려하면 12일 청산될 수 있는 차익거래 잔고는 1천억∼2천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봉 연구원은 "트리플위칭데이 이후 증시는 일단 단기 수급악재를 떨어내게 된 만큼 반등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후폭풍도 배제 못해=증시 일각에선 만기일 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트리플위칭데이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9월물 선물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프로그램 매물이 다시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9월물 선물의 시장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16으로 선물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백워데이션 상태를 보였다. 동양증권 전균 과장은 "9월물의 백워데이션이 확대될 경우 롤오버된 물량이라도 곧바로 매물로 나올 수 있다"며 "9월물의 시장 베이시스 흐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약세장이었던 지난 2000년 9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이후에 백워데이션이 심화되며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동시 만기일 당일보다 지수가 더 급락했었다. ◆최대변수는 미국시장=트리플위칭데이의 영향은 부수적인 것일 뿐 현 장세의 실질적인 열쇠는 미국시장이 쥐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봉 연구원은 "트리플위칭데이의 효과는 심리적인 것일 뿐 현 장세의 흐름은 미국시장에 달려있다"며 "미국시장의 급락세는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여 투자심리는 다소 안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연구위원은 "국내 기관들의 로스컷 물량이 나왔고 미국증시도 단기적으로 낙폭이 큰 편"이라며 "단기 반등을 기대해볼 만한 때"라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