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美경제 돌파구는 '강한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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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달러가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 경제대국들도 강한달러·약한달러의 득실을 저울질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의 현 경제여건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실업률은 1990년대초반이후 최고치인 6%까지 치솟았고 뉴욕증시는 1년전대비 30%이상 하락했다.
정치적으로는 오는 11월에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가치'논란이 점차 이슈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달러가치 변화가 미국경제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하는 것이다.
최근 달러가치의 약세기조가 뚜렷해지고 있음에도 불구,미국의 엄청난 무역적자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약한달러 옹호자들은 수출부진,수입증가로 미 경제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한다.
부시 행정부도 수입철강및 목재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등 점차 보호주의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정치가들에게 가르쳐준 한가지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유무역만이 절대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자유무역과 별도로 '미국경제를 위해서는 달러가치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경제에는 강한달러가 필요하다.
따라서 달러약세를 유도하려는 어떤 정책도 잘못된 것이다.
달러환율을 금값에 연동시키고 다른 나라들이 자국통화 환율을 달러에 고정시키는 금본위제를 골자로 한 브레튼우즈가 1970년대 붕괴되면서 달러값은 약세를 면치못했다.
결과적으로 달러가 넘쳐나기 시작했고 미국은 인플레 악몽에 시달렸다.
하지만 열렬한 브레튼우즈 옹호자였던 폴 볼커 당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긴축통화정책를 펼쳤던 1971년에는 인플레가 고개를 숙였고 달러화가치는 크게 높아졌다.
이는 강한달러와 인플레는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달러가치가 약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그 추세가 지속되고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다.
외환거래자들이 지속적으로 달러를 팔고 상대적으로 강한 통화를 사려하기 때문이다.
10년가까이 지속된 인플레우려가 사라지고 미국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시작한 것은 1978년이었다.
그해 볼커 전 FRB의장은 강한달러 정책을 재추진했고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대대적 감세를 단행했다.
결과적으로 미국내 자본투자 수익률은 높아졌고 투자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분명 당시 미경제회복의 일등공신은 '강한달러'였다.
클린턴행정부 시절의 강한달러 정책도 외국자본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원동력이었다.
미국경제는 활황세를 보인 반면 일본및 유럽지역 경제는 자본유출로 어려움을 겪었다.
강한달러가 미국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무역적자를 확대시킨다는 것은 올바른 지적이지만 약한달러가 무역수지를 크게 호전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것 역시 무리다.
무역적자 축소에는 관세부과 약한달러 등 미시적 대책보다는 제품고급화 등 근본방안이 선행돼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강한달러'기조가 무너질 경우 수십년간 누려온 미국의 세계경제 리더십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리=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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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미국 경영리서치·컨설팅회사 래퍼어소시에이츠의 아더 래퍼회장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Keep the U.S. Dollar Strong'이라는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