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쉐린 가이드 .. 박인구 <동원F&B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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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구 < 동원F&B 대표이사 igpark@dw.co.kr >
프랑스의 세계적인 경쟁력은 에펠탑과 미쉐린 가이드(Michelin Guide)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미쉐린은 자동차 타이어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지만 미쉐린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프랑스에서 발행되는 관광안내 책자는 영어 불어 서반아어 등으로 발행될 뿐 아니라 유럽 20여개국의 관광자원을 총망라하고 있어 어디든지 그 가이드북 하나로 완벽한 유럽여행이 가능하다.
미쉐린 가이드는 또 호텔과 식당안내 책자도 만들어 내는데 일정한 기준을 세워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될 수 있는 명예만이라도 얻기 위해 호텔 및 식당들은 시설과 서비스 경쟁을 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문과 방송이 유명한 음식점을 소개하고 있고 단행본으로도 이에 관한 책자가 나와 있기는 하나 평가기준이 객관적인지 의문이고 동일한 기준에 의한 정기적인 평가와 수정을 하지 않아 소비자가 그걸 믿고 추천한 곳을 찾아 가보면 이미 없어져 버렸거나 내용이 달라 낭패를 보는 수가 많다.
지도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기관에서 만들고는 있으나 수록내용이 도로나 건물의 변동을 따라가지 못하고 내용도 부정확한 부문이 많다.
또한 한글로만 돼 있어 외국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최근 우리나라 주요 도시를 입체적으로 그린 Beetle Map이라는 지도책이 외국어로 매월 발행돼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나 이제 우리도 증가돼 가는 외국 손님들의 방문에 대비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관광안내서,지도,호텔·식당가이드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제는 외국어판이든 한국어판이든 발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정기적으로 수정해 나가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신뢰와 권위를 쌓아가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기관이 홍보실적 건수 위주로 단편적인 발간에만 그쳐 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월드컵으로 우리는 16강의 꿈에 부풀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관광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으며 체계적으로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외국사람이 렌터카로 지도 한장과 한국판 미쉐린 가이드로 우리나라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외자유치도 쉽지 않을까.
이런 종류의 우리 나라 책자도 많이 있지만 미쉐린 가이드만큼 모든 사람이 그 권위를 인정할 정도로 내용이 알차다고 할 수는 없고 외국어판도 정부기관이 부정기적으로 발행할 뿐이어서 한국을 알고 싶은 외국인에게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