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미국 재무부채권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에서 옆걸음하자 단기 하락세가 끝났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12일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과 보합인 6.08%에서 거래되다 소폭이지만 하락 전환했다. 한때 6.07%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곧 되올랐다. 전날 미국 재무부채권 10년물 금리가 주가 약세로 0.06%포인트나 하락해 지난 3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4.98%를 기록했지만 국내 채권 시장은 이에 대한 반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5%대로의 금리 추가 하락 시도가 몇차례 실패하자 바닥 인식이 확산됐다.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이날 발표한 주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국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채권 시장 랠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시티SSB는 "금리는 6.0%대 초반에서 되돌림해 이번주는 6.00∼6.15%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금리 상승 전망은 최근 선물 가격 상승과 금리 하락을 이끌었던 스왑시장의 변화로도 뒷받침된다. 국고 3년물 스왑 레이트는 금요일인 지난 7일 6.05%를 기록한 후 10일 6.09%, 11일 6.11%로 상승했다. 삼성선물의 이기만과장은 "스왑시장으로부터의 매수세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매도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무시돼 왔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리가 장기 물량 공급 부족으로 내려왔으나 실제로 자금 사정은 한국은행이 연일 RP를 지원해야 할 정도로 안좋았다"며 "미국 실업률 하락, 우리의 국민총소득(GNI) 급증 등 개선된 펀더멘털에 대한 고려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 창립 25주년 기념사에서 선제적 금리 인상을 시사해 국채 선물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에 대한 채권 시장 반응은 중립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3/4분기에는 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더 낮아졌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한은이 부동산값 등 자산 가격의 버블을 걱정하는 듯 하나 이것 또한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당장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은 원론을 재확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