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과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전통 주력산업에 '인력 노령화'라는 빨간불이 켜졌다. 젊은이들이 IT와 서비스산업을 선호하는 것은 물론 제조업체에 취업하더라도 생산직보다는 사무직이나 판매직 등에 집중 지원,전통 제조업 분야의 생산인력 노령화 현상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섬유 화학 철강 등 주력산업 인력의 노령화는 기업내 기술전수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걸쳐 성장잠재력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LG경제연구원은 이들 산업이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한국 경제의 주요 수출산업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지적,산업 구조조정은 물론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기술인력의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음식료업 등은 평균연령 40세 넘어 2000년을 기준으로 전통 제조업중 담배 목재 음식료업의 평균연령은 이미 40세를 넘어섰다. 조선(38.8세) 가죽·신발(39.2세) 철강(37.6세) 섬유(37.7세) 화학(37.2세) 산업의 평균 연령도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섬유와 화학산업의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류제조업과 섬유제품제조업,고무·플라스틱제조업은 지난 93년 이후 2000년까지 평균연령이 각각 5.6세,4.1세,4.2세 상승해 '노화 현상'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반도체·통신장비업(31.2세) 컴퓨터·사무기기산업(31.1세) 정보처리서비스업(30.7세) 금융·보험업(32.5세)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평균연령은 전통 주력산업보다 6∼9세 이상 낮았다. ◆늙어가는 기능직 근로자들 직종별로도 노령화 차이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사무직 종사자중 15∼29세의 청년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51.7%로 절반 이상인데 비해 40세 이상 계층은 13.9%에 불과했다. 판매직 종사자 중에서도 청년계층은 58.3%나 되는데 비해 40세 이상은 14.2%에 그쳤다. 반면 기계조작직 근로자중 40세 이상 연령계층의 비중은 43.5%로 절반 가까이에 달한 반면 청년계층은 25.3%로 나타났다. 지난 93년에는 이 직종의 청년계층 비중이 34.3%였다. 기능직의 노령화 현상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40세 이상 연령계층 비중이 39.7%인데 반해 청년계층은 25.5%로 조사됐다. 지난 93년부터 99년까지 사무직 종사자는 평균연령이 0.6세 상승하는데 그친 반면 기능직과 기계조작직은 각각 1.5세와 2.8세 늘어났다. ◆과학·공학분야 노령화도 심각 청년계층의 공업기술직 기피현상을 반영,전문직종 중에서도 과학·공학분야의 노령화 현상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 및 공학전문가 집단의 평균연령은 각각 38.2세와 35.5세로 과학보건의료(30.8세) 컴퓨터(32.0세) 문화·예술(32.1세) 법률(32.5세)분야 전문가들의 평균 나이를 크게 웃돌았다. 의료서비스와 법률 서비스 등 전문 서비스직에 청년계층의 선호 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과학·공학 등 이공계 직종의 전문가그룹도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LG경제연구원은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