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신흥 강호 터키가 약체 중국을 완파하고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하며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자 수도 앙카라를 비롯 전국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특히 중국을 꺾어도 같은 시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브라질-코스타리카전을 지켜봐야 했던 터키로서는 브라질의 승리로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합류하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승리감에 한껏 도취됐다. ○…"14일만큼은 조퇴하거나 근무 중 TV를 봐도 눈감아 줍니다." 월드컵 축구 16강 진출의 마지막 관문인 튀니지와의 경기에 대비,일본 기업들도 자국 대표팀 응원에 일제히 나섰다. 일본-튀니지전은 오사카에서 14일 오후 3시30분에 시작된다. 일본 기업들은 경기장에 직접 가지 못해도 마음은 응원단 '울트라 닛폰' 속에 가 있을 직원들이 집에서 TV로라도 응원할 수 있도록 조퇴를 묵인하고 있다. 이중에는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전자메일로 대표팀 응원을 직접 당부하고,대표팀 유니폼 차림으로 중역회의를 계획 중인 회사도 있다. 근무 중 스포츠 관전이나 개인 용무를 보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는 일본 기업문화에 비춰볼 때 파격적인 조치다. 완구메이커 '반다이'는 그동안 금지했던 사내 TV 시청을 14일만큼은 허용,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TV 앞에서 응원할 수 있도록 했다. 소니 일본항공 등은 보다 박진감 있는 화면을 즐길 수 있도록 사내에 초대형 TV를 새로 설치했다. ○…"2패로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된 폴란드가 구겨진 체면을 살리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으며 미국 대표팀은 이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미국팀의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은 "폴란드는 체면 유지를 위해서라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도 98년 월드컵 때 유고와 마지막으로 벌인 경기가 가장 훌륭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러시아에 '훌리거니즘',즉 축구 폭력을 수출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과의 경기에서 석패한 후 폭동을 일으킨 러시아의 훌리건들은 영국식 이름과 표어,장신구들을 갖춘 비공식 팬클럽에 소속돼 있다. 또 이들은 영어를 몰라도 "영국인은 자랑스럽다"고 외치는 등 영국 훌리건들의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으며 BBC방송이 제작한 축구 폭력에 관한 다큐멘터리 복사판을 돌려가며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언론은 13일 대표팀이 무득점 16강 탈락이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안고 귀국하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르 파리지앵은 '프랑스,녹아웃'이라는 제목으로 '빈 잔'을 갖고 돌아온 선수단을 겨냥했으며,르 휴머니테는 로제 르메르 감독의 전략 부재를 질타했다. 르 피가로는 '실패를 해부한다'는 제목으로 승리에 도취된 팀이 '그라운드'를 외면한 결과가 드러났다고 지적,선수들의 자만심을 꼬집었다. ○…파라과이는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자국팀이 슬로베니아에 0-1로 뒤지다 후반 연속 3골을 뽑아내며 극적인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하자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골득실에서 동점이었으나 다득점 순위에 앞서 16강에 진출하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승리감에 한껏 도취됐다. 현지 언론들은 경기직후 수도 아순시온은 한때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으나 시민 모두 기쁜 마음으로 불편을 감수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파리=강혜구 특파원·조재길 기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