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제 3기 민선 시장으로 선출되자 시청 안팎에서는 CEO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앞으로 시정방향이 어떻게 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단 CEO출신 첫 시장이 탄생함에 따라 시정 전반에 대한 대규모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 당선자 역시 기업적 경영마인드를 시정에 접목,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한단계 향상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인사와 예산 관리 등 굵직굵직한 부분에 있어 기업 마인드가 도입되는 동시에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돼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사 등 산하기관에도 대형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새 시장의 당선에 따라 특히 1급 이상 고위직의 대대적 인사이동과 물갈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기업 CEO 출신다운 강력한 추진력과 신속한 업무판단으로 공무원 사회 특유의 관료주의적 단점 등을 보완해나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시청 직원들은 CEO 출신 시장 `입성'에 따라 예고되는 이같은 변화가 `고인 물'처럼 침체돼 있는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가져올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우선 시청 직원들은 이 당선자가 이윤추구를 최고선으로 하는 기업 경영 마인드를 서울시 행정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를내비치고 있다. 이 당선자가 쏟아지는 민원과 당사자간에 엇갈리는 이해관계 속에서 조정능력을 발휘, 시정을 무난하고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서울시 한 공무원은 "이제는 더이상 개발 일변도의 시대가 아니다"며 "수십년간의 개발 위주 정책에 따라 산적한 문제점들을 손질하고 잘 추스려나가는 것이 관건인 만큼 임기내에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불도저식 경영만으로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대변되는 이 당선자의 공약도 시행과정에서 적지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1조원 예산 추가 책정이 말처럼 쉽지 않은데다 보상과 철거 등 주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추진력 못지 않게 현실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함께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이 당선자가 추진력만으로 밀어 부칠 경우 실무를 맡은 일선 공무원들과의 마찰도 생길 수 밖에 없어 한동안 공무원 사회 내부가 삐걱거릴 조짐마저 있다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당선자가 부시장 체제 등 새 태스크 포스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외인부대'를 대거 영입할 경우 이러한 내부 갈등은 심화될 수 밖에 없어 내부의 신망있는 인사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70년대 `현대신화의 주역'인 이 당선자가 1천만 시민의 `수장'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오랜 기업경험과 관록을 바탕으로 기업적 경영마인드를 행정에 성공적으로 접목해내느냐가 관건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