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의 지혜 경영학에 접목..'한번 보면 이야기책 두번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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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조직 마케팅 경영정보 지식경영 등 경영학의 주제들은 어렵다.
더구나 대학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경영학과 기업 일선에서 직면하는 경영현실간의 괴리는 경영 또는 경영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을 차단한다.
경영컨설턴트인 서진영 자의누리 대표는 이런 현실에 반기를 든다.
생활 속의 이야기에서도 경영학의 주제들을 다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예컨대 급변하는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 경영을 설명하기 위해 서 대표는 제나라 재상 맹상군의 식객이었던 풍환이 강조한 교토삼굴(狡兎三窟)의 고사를 인용한다.
교토삼굴이란 영리한 토끼는 굴을 팔 때 어떤 위험한 상황에서도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세 개의 출구를 만들어 놓는다는 뜻.
한 가지 관점에서 상황을 전개하는 예측경영과 달리 발생가능한 여러 상황에 대해 준비된 대안을 가지고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번 보면 이야기책 두번 보면 경영학책'(국일증권경제연구소, 1만2천원)은 이처럼 서 대표가 동서고금의 역사와 문화, 생활 주변의 경험과 유명 기업들의 사례 등을 통해 경영학의 주요 주제들을 설명한 책이다.
미국 커피회사들이 가격경쟁을 벌이던 지난 60년대 고급 커피로 승부를 건 스타벅스의 사례를 통해 맛과 분위기, 특별한 경험의 삼박자 마케팅과 차별화 전략을 설명한다.
또 '울지 않는 두견새'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일본 전국시대 세 지도자의 서로 다른 대처방식을 통해 리더십 스타일을 이야기한다.
울지 않는 두견새는 죽여야 한다는 오다 노부나가의 리더십으로부터 카리스마 경영을, 두견새를 울게 해야 한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서는 재주와 수완을,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서는 인간 관리와 기다림의 지혜를 각각 뽑아낸다.
또한 명장 한니발이 15년간의 전쟁 끝에 로마에 패한 사례를 통해서는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왕정, 귀족정, 민주정이 조화를 이뤘던 로마처럼 기업에서도 최고경영자(CEO) 한 사람의 고독한 결단보다는 집단지도체제로 경영의 혜안을 구하는 최고경영팀(TMT)이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무하마드 알리의 말을 통해 거대기업이 유연성과 민첩성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무형 문화재의 가치를 브랜드 가치, 고객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등 기업의 무형 자산에 비유하는 등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비유가 흥미롭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