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휴맥스와 '황제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가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앞으로의 성장성 자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휴맥스는 14일 2.4분기 실적저조와 향후 성장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회사측 발표로 2000년 12월22일 이후 17개월여만에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곤두박질쳤다. 엔씨소프트도 사전등급심의제란 악재가 불거진 후 성장전망에 잔뜩 '먹구름'이 꼈다. 이 회사 주가는 일단 급락추세에서는 벗어났지만 예전 '황제주'에 걸맞지 않은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의 '과민반응'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며 여전히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실적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성장추세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는 분위기다. ◆ 적신호가 켜진 '성장엔진' =휴맥스는 지난 12일 기업설명회에서 5월 매출액이 전월보다 27% 감소한 2백40억원, 영업이익은 46% 줄어든 59억원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에 월드컵특수를 겨냥해 유럽지역으로 선적한 제품들이 재고로 묶여버린 점이 실적저조의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회사측은 올해 하반기 시장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며 올해 매출목표를 5천억원에서 4천2백억~4천5백억원으로 낮췄고 영업이익도 1천3백50억원에서 1천1백70억∼1천2백80억원으로 낮췄다. 엔씨소프트도 이달 초 문화관광부가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를 강화키로 하면서 성장전망이 불투명해졌다. 특히 주력게임인 '리니지'의 주사용자층이 10대라는 점에서 사전등급심의제가 매출감소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 거세지는 비관론 =증시전문가들은 휴맥스 주가가 당분간 실적추정 하향조정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증권 백승우 연구원은 "성장성을 반영한 프리미엄을 적용할 근거가 사라졌다"며 "당분가 주가하락추세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동원증권은 휴맥스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단계 하향조정했다. 대우증권 신민석 연구원도 "회사측이 발표한 실적악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추세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현대증권 역시 이날 올해와 내년 추정실적을 하향조정하고 적정주가를 기존 7만1천원에서 5만1천4백원으로 25% 이상 하향조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도 한국에 이어 중국 대만 등의 '등급심의제'시행이 예고되며 성장둔화와 함께 주가약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미국게임시장에 대한 늦은 대응과 신규사업의 불투명요인을 들어 목표주가를 21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낮췄다. 여기에는 2분기에 월드컵과 워크래프출시 등 여파로 창업 후 첫 '성장휴식기'를 맞았다는 시기적 요인도 감안됐다. 교보증권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분기에 비해 각각 4.7%와 12.5% 줄어든 3백97억원과 2백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