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新문화...달라진 한국인 .. 남미처럼 '열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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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신문화가 용틀임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로 시민들의 생활 스타일,정서,의식이 변하고 있다.
태극전사 스타 신드롬,붉은 악마의 레드신드롬은 기본이고 저녁에 축구를 보고 밤새도록 춤추고 즐기는 등 "라이프 스타일"까지 달라지고있다.
음주문화,사람사귀는 문화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동안 잠재돼있어 의식하지못했던 열정적이고 흉허물없이 화합하는 정서와 순수한 의식이 용솟음치고 있는 것.
◆자신감,열린 마음='8강을 넘어 내친 김에 4강까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태극전사들이 갈수록 '일취월장'하자 국민적인 자신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음울하고 비관적인 성향을 보여온 국민 정서가 월드컵 열기를 받으면서 개방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프랑스 관광객 데스탱씨가 "축구에 반한 한국인에게서 '라틴' 정서를 느꼈다"고 말할 정도다.
지연 학연을 따져 끼리끼리 만나는 것이 습관화돼 있던 전통적인 한국인의 '친구 정서'와는 딴판이다.
기업들이 공장라인을 멈추고 월드컵 응원을 '노사화합'의 장,'하면 된다'는 의식 교감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것도 월드컵을 계기로 근로자들의 정서에 변화가 왔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밤문화,음주문화도 확 달라져=룸살롱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인사불성이 돼야 직성이 풀리던 한국 특유의 음주문화도 몰라보게 변했다.
축구를 보고 호프집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붉은 악마' 친구로 통하면 맥주잔을 기울인다.
마치 유럽이나 남미 축제의 밤을 연상케 한다.
서울 조선호텔에 묵고 있는 아일랜드 관광객 존스씨는 "남미보다 더 열정적이면서도 독일처럼 질서정연한 데 놀랐다"며 한국인의 '열정과 절제'를 칭찬했다.
◆영웅,스타 신드롬과 '위트와 여유' 발현='한국팀이 우승하면 히딩크는 대통령 된다'는 히딩크 괴담은 세계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정서가 '위트'와 여유까지 갖추게 되었다는 것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에 대한 반감마저 키워 왔던 한국인들이 월드컵 16강 진입으로 '외국 콤플렉스'를 벗어 던졌다고 볼 수도 있다.
'히딩크 감독이여,한국인이 되어 달라'고 애원하는 네티즌의 글에서는 '태생을 따지지 않고 좋은 이웃은 환영'이라는 '열린 마음'이 감지된다.
◆'레드(붉은색=좌파,공산주의) 콤플렉스(?)' 확실히 극복="요즘 붉은 색만 보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왠지 친근감이 간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붉은 악마 신드롬이다.
거리 응원전에서도 'Be the Reds'(붉은 악마가 돼라)는 티셔츠를 같이 입고 있으면 남녀불문,무의식 중에 포옹하고 껑충껑충 뛰고 가슴을 열어 놓고 자축한다.
붉은 핸드백 보석 화장품케이스 등에서부터 평소 촌스럽게 여겨졌던 빨강 구두 양말까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페이스 페인팅 도구로 사용된 붉은 색 립스틱은 이달 들어 판매량이 15% 가량 늘어났다.
아예 화장의 색조까지 붉은 계열로 변하는 추세다.
"이데올로기 문제가 낳은 '레드 콤플렉스'를 가진 한국사회에서 붉은 색이 이처럼 각광받을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외국 언론까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헤어 스타일까지 축구패션 신드롬=첨단 패션거리인 압구정,홍익대 등은 지금 월드컵 스타 헤어 스타일 따라하기가 한창이다.
잉글랜드 데이비드 베컴 선수의 '베컴 스타일',브라질 호나우두의 '2부 스타일',안정환의 '테리우스 스타일' 등이 최고 인기 스타일.
안정환의 머리를 만진 이희미용실 박미라 실장은 "남자는 물론 여자 고객들도 안정환처럼 머리를 해달라는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다"며 "특히 경기 도중 땀에 촉촉히 젖은 모습이 멋지다며 그같은 스타일을 크게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화 끈(스트링:string)을 아이템으로 한 패션도 큰 인기다.
축구화의 끈 여밈을 응용한 원피스와 운동화 끈을 겹쳐 목에 묶는 목걸이,끈으로 다리를 감아 올리는 스트랩 슈즈(strap shose) 등은 서울 명동,이화여대 등 패션거리와 거리 응원전이 펼쳐지는 곳에서 최고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