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팀을 월드컵 16강에 올려 놓은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축구대표팀을 사상 최초로 16강으로 이끈 트루시에 감독에게 국민영예상 수여를 검토하라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지시에 따라 내각부를 중심으로 내부작업에 착수했다. 그가 국민영예상을 받으면 재계에 이어 스포츠계에서도 또 한명의 프랑스인 스타가 탄생하게 된다. 닛산자동차를 도산위기에서 건져내 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48)과 함께 '일본을 완전히 뜯어고칠 두 명의 프랑스인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트루시에의 리더십을 '화합과 조화를 통한 팀워크 중시'라고 지적한다. '팀을 위해 개인은 자신을 죽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란 것이다. 그가 대표팀 선수선발에서 개성이 강한 스타플레이어인 나카무라 준스케를 탈락시킨 게 그 예다. 국제화 경험을 강조해온 점도 히딩크와 비슷하다. 두 감독 모두 "양국 선수들은 유럽의 터프한 게임을 경험하지 못했다"며 해외원정을 통해 대표팀을 담금질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