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증권계좌는 가까운 은행 지점에서 만드세요.' 은행이 증권 투자자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에서 증권계좌 및 선물옵션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은행 우체국 등과 제휴를 맺어 이들 지점을 통해 주식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지점을 개설하는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최근에는 은행과 증권업무를 한 점포에서 처리하는 '퓨전' 점포도 등장했다. 은행이 보험 투신 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금융백화점'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연계 증권계좌 크게 늘어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은행연계 증권계좌수는 모두 65만8천2백51개에 달한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85%나 늘어난 것이다. 가장 활발한 곳은 주택은행(전산 통합이 안돼 통계상 옛이름으로 표기). 이곳에서 개설된 증권계좌수는 18만8천5백여개나 된다. 국민은행에서도 15만개의 증권계좌가 개설됐다. 증권사중에서는 우리증권이 은행들과 업무제휴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을 비롯 국민 조흥 하나 외환 제일 서울은행 등 시중은행과 우체국 수협 등 14개 금융기관을 통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사이버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는 적은 비용으로 영업점을 개설하는 효과가 있다"며 "은행도 증권계좌개설에 따른 수수료와 자금이체 수수료 등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은행 복합점포 등장 =증권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은행 창구에서 모든 증권업무를 볼 수 있는 곳도 생겨났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지난달 신한은행 분당지점에 은행업무와 증권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점포인 금융플라자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예금 대출 등 은행업무를 볼 수 있고 투자상담 증권계좌개설 주식매매 등도 처리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증권도 지난 3월부터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과 서울 영등포 중앙점,신촌점, 신천점 등 4곳에 증권영업소를 설치했다. 이 영업소에는 우리증권 직원 2~3명이 상주하며 투자상담.주식 매매주문 접수 등의 증권 업무를 맡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성남지점에도 증권영업소를 설치하고 다른 지점으로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은행에 증권업무 처리공간을 제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업무를 통합 제공하는 점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을 통한 주식거래 절차 =엄밀히 말하면 은행에서 주식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창구에서는 계좌개설만 대행할 뿐 모든 거래는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은행에서 증권계좌를 만들려면 우선 가까운 은행 지점을 찾아 거래를 원하는 증권사의 증권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그런 다음 사이버거래용 ID와 비밀번호를 등록하면 된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증권사 HTS 프로그램을 집에 있는 PC에 설치하면 주식거래를 위한 준비는 끝나게 된다. 이제 거래단계.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실행한 뒤 등록한 ID와 비밀번호로 접속, 주식 거래를 하면 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