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은 오는 8월부터 서울을 경유해 밴쿠버로 가는 비행기에 좌석과 침대를 겸한 "스페이스 베드"를 장착할 계획이다. 싱가포르항공은 "서비스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같은 이미지는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여 승무원의 친절한 미소만으로 형성된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 72년 말레이항공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세계 최초"의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항공업계를 선도했다. 일반석인 이코노미클래스 기내식에 두가지 메뉴를 제공,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나 기내 승객들에게 헤드폰을 빌려준 것 역시 이 회사가 처음이다. 지난 95년 4월부터는 개인용 기내 종합 오락시스템인 "크리스 월드"를 도입했다. 승객들은 22개의 비디오채널과 12개의 오디오채널을 통해 최신 영화와 인기 TV프로그램,닌텐도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좌석에 장착된 크리스폰으로 비행기 안에서 세계 어디로나 통화할수 있다. 싱가포르항공의 "고품질 서비스"는 세계 각지에서 실시된 각종 설문조사 결과와 수상경력으로도 입증된다. 권위 있는 여행전문지인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선정하는 최우수 항공사로 5년 연속 뽑혔고 콩드 나스트 트래블러지로부터는 8년 연속 최우수 항공사 자리를 차지했다. 이같은 서비스 정신은 싱가포르항공 한국지점에서도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 지난 74년 국내에서 업무를 시작한 한국지점은 업계 최초로 95년부터 기내식에 김치와 고추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출발하거나 서울에 도착하는 항공편엔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편안한 여행을 안내한다. 현재 서울~싱가포르 주 22회를 비롯해 서울~방콕 주 5회,서울~벤쿠버 주 3회,서울~샌프란시스코 주 7회를 운항중이다. 오는 8월부터 서울을 거쳐 벤쿠버로 가는 항공편에 좌석과 침대를 겸한 "스페이스 베드"를 장착하는데 이어 9월엔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스페이스 베드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이 완전히 젖혀져 평면 침대로 전환되는 최신 시설. 당초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승무원을 위해 개발한 가장 편안한 좌석을 의미한다. 옹분킴 한국지점장은 "지난 97년말부터 아시아 전체가 경제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싱가포르항공은 외국 항공사중 유일하게 한국노선의 운항편수를 그대로 유지했다"며 "한국을 변함없이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hub)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차별화된 서비스와 첨단 시설로 한국 승객은 물론 한국 항공시장 발전에도 기여하는 외항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