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 주었던 대 폴란드전,아쉽게 비긴 대 미국전,그리고 무적함대 포르투갈을 침몰시키고 사상 처음 16강에 오른 감격-.해방 이후 우리 국민을 이토록 열광시킨 사건은 없다. 실로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태극 전사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선사한 희망과 기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귀한 선물이다. 네덜란드의 명장 히딩크가 감독으로 부임한 18개월 전 한국팀의 전력과 지금의 향상된 전력을 비교하면 한 사람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모든 조직은 리더에 의해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경제 정치 사회 등 각계의 리더급들은 히딩크의 리더십을 눈여겨봐야 한다. 첫째,그는 긍정적인 사고와 말을 하는 사람이다. 한국이 작년 프랑스와 체코전에서 철저히 패배하여 '오대영(5-0)'이라는 별명이 그에게 붙었을 때도 그는 '한국팀은 질수록 독해질 것'이라며 애써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려고 했다. 오랫동안 이렇다 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도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처럼 역경 속에서도 긍정적 사고를 버리지 않고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리더는 무엇인가 다르다. 이들은 단지 성공이 가져다 주는 보상을 좇기보다 어떤 사명감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기업가 정치가 장군의 생애를 보면 돈 권력 명예를 좇지 않고,오히려 대의명분과 인류 복지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것을 볼 수 있다. 히딩크는 자신이 얻게 될 부와 찬사보다 한국 국민에게 월드컵 16강의 기쁨을 선사하겠다는 대의명분을 추구했던 것이다. 둘째,그는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18개월 전 한국 선수들은 세계적인 기준에서 보면 보잘 것 없는 '무명 선수'들이었지만,히딩크를 만난 뒤 그들의 기량은 놀랄 만큼 향상되어 지금은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을 신뢰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낸다.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나쁜 리더를 만나면 그 조직은 내부에서부터 와해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구성원들이 오합지졸처럼 보여도 좋은 리더를 만나면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강한 조직으로 변신하게 된다. 일본과 한국의 기업사를 보면 일류대학 출신의 엘리트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리더십 부재로 망하기도 하고,오히려 객관적으로 뒤떨어지는 인력 풀을 가지고도 탁월한 리더십 덕분에 크게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 셋째,그는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히딩크는 98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까지 올려 놓았다. 또 네덜란드 1부 리그 아인트호벤팀의 감독을 맡아 네덜란드챔피언십,유럽챔피언십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히딩크는 30년 이상의 선수 및 코치 생활을 통해 축구의 기술 전술 심리면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유럽챔피언십 및 월드컵 4강이라는 업적을 경험했기 때문에 우리 한국축구팀이 16강에 올라가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과 팬들에게 월드컵 16강은 미지의 영역이지만,히딩크는 이미 다녀 온 길이기에 한국팀이 실패를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 넷째,그는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는 리더다. 축구감독이라면 선수들과 가까이서 생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물리적으로 같이 보내는 시간보다 심리적으로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더 중요하다. 히딩크는 한국팀이 여러 번 패배했을 때 구차한 변명을 하지 않았고 선수들을 탓하지도 않았다. 기업 경영에서도 훌륭한 CEO는 직원들과 애환을 같이하는 현장중심의 경영자여야 한다. CEO가 회사에 매일 출근하더라도 직원들과 어울리지 않고 '황제식 경영'을 한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불투명해질 것이다. www.car123.co.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