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포지구의 재건축 용적률이 평균 2백%선으로 결정되면서 재건축을 추진중인 수도권 택지지구 저층 아파트단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경기도가 저층 택지지구 아파트의 과밀 재건축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16일 "택지지구 저층 아파트의 고밀도 재건축을 허용할 경우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만큼 당초 택지지구지정 목적에 맞도록 재건축 용적률(종별 세분화)을 조정한다는 게 확고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택지지구 등 수도권 저층 아파트단지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현행 지자체별 재건축 용적률(3백% 안팎)을 모두 인정해 주기 어렵다는 종전 방침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부분 단지가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백∼2백50%)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어떤 단지 영향받을까=먼저 경기도 의왕시 포일지구는 이달 말로 예정된 지구단위계획 구역 결정 때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왕시가 지난해 9월 경기도에 도시계획 재정비 변경 신청을 내면서 포일지구를 3종 주거지역(최대 용적률 3백%)으로 올렸지만 지난 2월 말 경기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2종(최대 2백50%)으로 낮추도록 의결했기 때문이다. 의왕시 관계자는 "조만간 경기도의 결정·고시가 나오는대로 지구단위 세부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재건축 용적률은 2백50%를 기준으로 단지별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한 대우 사원아파트는 최근 안전진단까지 끝냈지만 용적률 2백79%로 재건축계획을 세워놓아 지구단위계획 확정 시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명시 하안·철산주공단지도 관심대상이다. 광명시는 현재 철산 주공 2·3단지와 하안주공 1·2단지를 한 데 묶어 지구단위계획을 마련 중이다. 이곳은 2종으로 결정되면 용적률 2백% 이하,3종은 2백80% 이하를 적용받게 된다. 광명시청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수립과 구역지정 절차를 한꺼번에 매듭짓기 위해 용역작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 경기도에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4개 단지 6천2백여가구의 대지지분이 한 데 묶여있는 데다 등기부 등본상 지분과 실제 면적이 달라 조합원 지분을 나누는 문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밖에 과천 주공의 경우 과천시가 최근 저층은 1백90%,고층은 2백50%로 제한한 지구단위계획안을 확정,경기도에 심의를 요청했다. 주민들의 요구보다 50∼60%가 낮아진 것으로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조합 대응도 관심=의왕 포일지구 내 포일주공의 경우 다음달 6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용적률 2백50%와 2백80%를 적용한 사업계획안을 내도록 입찰참가 희망업체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주민들이 원하는 용적률로만 재건축 계획을 세울 경우 자칫 사업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포일주공 재건축 컨설팅을 맡고 있는 주공 관계자는 "최대 용적률을 적용한 계획을 제시했다가 용적률이 떨어지면 결국 조합원과 시공사간 갈등만 심해지는 만큼 두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은 조치"라고 설명했다. 광명 하안·철산주공 재건축 추진위원회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철산2단지를 제외한 3개 단지가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마쳤고 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되기 전에 반드시 주민공청회를 열도록 광명시에 요청했다. 하안1단지 이규성 위원장은 "주민들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시 최소한 2백80%의 용적률을 원하지만 만일에 대비,용적률 2백50∼2백80%까지 4가지 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매입보다 관망을=수도권 저층 재건축아파트에 관심있는 수요자라면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를 갖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용적률 거품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구단위계획 수립과정에서 용적률이 낮아지는 단지는 무상 지분율이나 신축 가구수 등이 크게 줄게 되고 그만큼 투자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재건축 용적률이 유동적인 단지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용적률이 확정되고 거품이 사그라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