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민주당 박용호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정치권에선 국회 원구성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식물국회'라는 국민의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구성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제쳐두고 원구성을 강행할 경우 자친 '오만하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 14일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수를 차지한 직후 당 일각에선 "원내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독으로라도 원구성을 해서 주요 민생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과반의석의 힘'으로 원구성을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불끄기에 적극 나섰다. 이규택 총무는 16일 "민주당과 최대한 협상해 합의를 도출해 내겠다"고 강조한 후 "선거에 압승한 상황에서 원구성 문제를 강행처리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고 난처한 입장을 토로했다. 서청원 대표도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고 해서 민주당과 자민련을 무시하고 단독 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조만간 민주당과 원내총무 접촉을 갖고 국회 원구성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방선거 참패로 내홍을 겪고 있어 원구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장직을 자유투표제로 선출할 것인지에 대한 당내 합의도 아직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조속히 원구성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점에만 의견이 모아졌을 뿐이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