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5:49
수정2006.04.02 15:51
세계 '빅5' 회계법인의 하나인 아더앤더슨이 유죄평결을 받음에 따라 국내 회계업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앤더슨이 사실상 파산위기에 놓이면서 '빅4체제'로 재편된 회계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엔론 스캔들 이후 아더앤더슨의 몰락은 이미 예견됐다"며 "앤더슨의 해외법인들은 다른 회계법인과 합병을 통해 살길 찾기에 나선지 오래"라고 말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앤더슨의 제휴법인(멤버펌)인 안진회계법인은 앤더슨과 결별,빅5중 하나인 딜로이트 투시 토머스(DTT)의 제휴사인 하나회계법인과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 회계법인은 오는 7월1일 통합을 목표로 양사간 영업성과와 잠재적인 부채 등에 대한 실사작업을 마친 상태다.
하나회계법인 관계자는 "실사결과를 놓고 인수·합병(M&A)방식으로 할지 자산인수방식으로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일단 7월1일부터 안진회계법인에 멤버펌보다 한 단계 낮은 '어소시에이트 펌'지위를 부여해 DTT의 브랜드를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계법인들은 태평양 건너 미국 회계법인의 송사보다는 예금보험공사가 국내 회계법인을 상대로 제기할 소송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A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앤더슨 사태를 계기로 부실 회계감사가 회계법인의 생존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회계법인은 감사 투명성을 높이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B회계법인 관계자는 "예보의 소송제기 방침이 안진과 하나의 통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신설법인인 하나는 부실이 없기 때문에 안진의 잠재부실 문제로 합병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