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차남 홍업씨가 19일 오후 3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다. 대검 중앙수사부(김종빈 검사장)는 17일 홍업씨측에 소환을 통보했다. 박만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홍업씨는 측근인 유진걸 김성환 이거성씨 등의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한 '피내사자' 자격으로 소환되는 것"이라며 "홍업씨와 관련해 확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을 듣는다는 차원에서 조기 소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홍업씨가 대학 동기인 유진걸씨 등을 통해 각종 청탁 명목으로 20억여원을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 특히 검찰은 유씨가 S건설의 화의 개시 청탁과 함께 전모 회장으로부터 받은 10억원중 3억원이 홍업씨에게 건네졌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업씨 변호인 유제인 변호사는 "홍업씨는 김성환 유진걸씨로부터 1원짜리 한 장도 받은 사실이 없으며 그와 관련한 청탁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조기 소환 배경 =검찰이 월드컵 기간 중 홍업씨를 전격 소환키로 한 것은 홍업씨가 이권 청탁과 관련된 돈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더 이상 소환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유진걸씨가 구속되고 국가정보원 자금이 홍업씨 주변으로 유입됐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지난 16일 밤 수사팀 회의를 열어 소환시기를 결정하고 검찰총장의 재가를 받았다. ◆ 전망 =수사의 핵심은 홍업씨 주변 인사들이 기업체 등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받은 돈이 홍업씨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있다. 김병호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을 통해 28억원을 돈세탁한 경위와 대선 잔여금 존재 여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홍업씨의 혐의가 확인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그간의 수사 결과 홍업씨 주변인사들이 받은 돈은 김성환씨 9억2천만원, 이거성씨 17억원, 유진걸씨 10억원 등 모두 36억2천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