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결전을 치르는 한국과 이탈리아는 지정학적인 위치와 음식 문화 등 여러 면에서 있어 '닮은꼴'이다. 우선 두 나라 모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나라 모두 북반구의 위도 35∼45도 사이에 있어 사계절이 뚜렷하고 전 국토의 70% 이상이 산악지대라는 것도 유사점. 또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가 많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등 입맛도 비슷하다. 지형만큼이나 사람들의 성격도 닮아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냉정하고 침착한 북유럽 사람들에 비해 정(情)이 많고 정열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인들도 정이라면 둘째 가면 서러운 민족. 게다가 붉은 악마들의 응원 등에서 볼 수 있는 용광로 같은 정열도 이탈리아 못지 않다. 또 두 민족 모두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다. 앞선 차량이 조금이라도 늦게 출발하면 어김없이 경적을 누르는 것과 같은 거친 운전 매너도 쏙 빼닮았다. 고질병인 지역감정은 한국과 이탈리아가 함께 겪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 한국이 영·호남간의 미묘한 지역감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탈리아는 남·북간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업이 발달한 북쪽과 농업에 의존하는 남쪽의 경제적인 차이가 감정적인 골을 심화시켜 북부와 남부를 분리하자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