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강국 코리아'의 진면목이 2002 한.일 월드컵 현장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월드컵 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은 해외 언론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IT 코리아'의 위상을 확인하고는 놀랍다는 뜻의 'so cool, great'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이들의 탄성은 곧 자국 국민들에게 기사로 전해지고 이를 통해 'IT 코리아'는 세계화의 급류를 본격적으로 타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월드컵 대회 구석구석에서 'IT 코리아'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살펴본다. 화상전화로 되찾은 카드 =멕시코 멕스포트사의 데이비드 리 기자는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국제미디어센터(IMC)에 자신의 신용카드를 깜빡 잊고 두고 나왔다. 카드를 발견한 한국인 근무자는 리 기자가 신청한 코넷(인터넷접속서비스)의 이메일 계정으로 카드를 두고 간 사실과 IMC내 KT텔레콤센터에서 카드를 보관하고 있음을 알렸다. 다음날인 31일 개막식 취재를 위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온 리 기자는 경기장내 KT텔레콤센터에서 IMC로 인터넷 화상전화를 걸어 자기 카드를 최종 확인하고 카드를 되찾았다. 임무영 KT텔레콤센터장은 "화면을 통해 두고간 신용카드를 보여주자 무척 고마워하면서 우리나라 IT 기술의 우수성과 편리함에 새삼 놀라워 했다"고 전했다. 인터넷 화상전화는 KT가 새롭게 선보일 차세대 네트워크(NGN) 시범서비스망을 통해 고정 IP 방식의 ADSL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 '설마'가 현실로 =프랑스 방송사인 FT1 기자들은 KT의 무선 초고속 인터넷 '네스팟' 서비스에 대해 처음에는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냈다. 그래서 KT 직원들에게 네스팟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유용한지 제대로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KT 직원들은 모두 '씨익'하며 미소를 짓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이 서비스를 테스트해 보여주었다. '설마' 했던 FT1측은 네스팟의 속도와 편리함에 놀라 이번에는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KT는 곧바로 부산 월드컵경기장에서 직접 시연과 촬영을 도왔다. '웬걸.' 또 이번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이태원 지역에서 시연해 달라고 졸랐다. 결국 네스팟의 모든 것을 본 FT1측은 이 서비스를 테마로 프로그램을 제작, 프랑스 전역에 방영하는 결정을 내렸다. IT 강국은 곧 국민 대다수가 IT 마인드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번 대회 취재를 나온 국내 기자들은 첨단 인터넷 서비스를 아무 무리없이 사용해 외국 기자들의 부러움을 한껏 받았다. 외신기자들중 상당수는 컴퓨터나 인터넷, 심지어는 모뎀 사용에도 익숙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덕분에 KT 직원은 네트워크나 케이블을 수리하는 경우보다 컴퓨터 세팅을 해주러 다니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후문. 인터넷으로 거래되는 '찐빵' =정부 등은 월드컵 기간동안 매주 월,목요일에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IT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투어 코스는 코엑스 KT 메가웹, KTF 나지트, 드라마하우스, PC방, 원주 황둔마을 등. 외신기자들은 투어중 내내 우리나라의 40화음 컬러 휴대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또 전자드럼, DDR, CD롬 녹음 노래방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가 IT 기술과 연계되는 데 신기해 했다. 특히 황둔마을의 찐빵을 맛보고는 독특한 맛에 매료됐다고 한다. 또 이 찐빵과 오이 등의 농산물이 인터넷으로 거래돼 소비자에게 직접 택배로 전달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기자는 "IT 기술이 다른 산업의 형태도 바꾼다는 얘기를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so cool, great'를 연발했다. PC방을 통해 본 'IT 코리아' =IT 투어에서 서울 강남의 한 PC방을 찾은 외신기자들은 일제히 한국이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펜티엄4급 PC 1백여대가 즐비하게 깔려 있는 PC방 규모 뿐이 아니었다. 한 기자는 "PC방을 이용하는 한국민들의 열기와 IT 마인드도 역시 세계 최고라는 점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