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이던 카를로스 메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아르헨 시위대에 공개 망신을 당했다. 메넴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36세 연하의 두번째 부인이자 미스 유니버스출신인 세실리아 볼로코와 함께 뉴욕 맨해튼의 포담대학 강당에서 자신의 집권 시절 부패추방 노력과 경제정책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던 중 구호를 외치며 강당에 들어온 시위대에 봉변을 당했다. 20여명의 시위대는 플래카드를 들고 냄비를 두드리며 들어와 메넴을 향해 '도둑X''썩은 정치인''거짓말쟁이'라고 외치며 "거짓투성이의 기자회견을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메넴 전 대통령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한 채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시위대의 격앙된 분위기가 가라앉기를 기다렸으나 구호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재임시부터 시작된 경제난과 무기밀매 스캔들,부정축재,국영기업 민영화에도 불구하고 거덜낸 국고 등으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른 메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증거 불충분'으로 가택연금에서 해제됐으나 경제파탄의 장본인으로 지목돼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