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18일 '영원한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꺾음에 따라 8강상대 스페인의 전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오는 22일 광주에서 4강을 향한 일전을 벌이는 스페인은 지난 16일 수원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16강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아일랜드를 제치고 8강에 진출한 팀. 예선라운드에선 전승을 기록,우승을 넘볼수 있는 전력을 자랑했던 스페인은 16강전에서 아일랜드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가까스로 승리,힘겹게 2차관문을 통과했다. 지금까지 스페인의 월드컵 최고성적은 50년 브라질대회에서 거둔 4위.유럽 빅 리그 가운데 하나인 프리메라리가를 운영하고 있는 스페인은 출전때마다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실제론 1934년과 50년 4위,86년과 94년 8강,90년 16강 등 명성에 비해 그다지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처럼 스페인이 본선에서 번번이 불운과 이변의 희생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은 돋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일랜드전 전반에 보여준 스페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힘있는 플레이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신세대 스트라이커 라울과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는 빠른 돌파력과 적절한 위치 선정,화려한 개인기가 돋보였다. 루이스 엔리케,카를로스 발레론,루벤 바라하,데 페드로로 이어지는 미드필드도 중량감이 느껴지게 했다. 또 개막 직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 불거졌던 불화설이 연승행진속에 잦아들면서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조직력 약화 문제도 저절로 사라졌다. 이같은 상승세를 반영,도박사들도 스페인을 우승후보 2순위에 올려놨다. 영국 베팅전문업체인 윌리엄힐은 브라질의 우승가능성을 5대2로 상향조정한 가운데 스페인의 우승 확률을 브라질 다음인 10대3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도 약점은 갖고 있다. 아일랜드와의 16강전에서 보여준 후반 체력저하 등은 우리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트라이커 라울 곤살레스(레알마드리드)가 아일랜드전에서 부상,22일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진 데다 미드필더 다비드 알벨다(발렌시아) 역시 경기중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이 재발해 다음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한국팀이 현재의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도 내다볼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