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대외불확실성에 휘둘리며 770선으로 급락, 넉달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미국의 AMD, 애플 등 IT기업의 2/4분기 실적 악화 전망이 제기되며 나스닥선물이 하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관련업체들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불공정 행위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매도가 급증했다. 최근 조정과정에서 매도가 크지 않았던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500억원을 순매도하며 한달만에 최대 순매도했고 선물시장에서도 급매도하면서 수급악화를 불러왔다. 증권, 은행 등 기관은 주가가 급락하자 매도에 나서 수급이 뒷받침되지 못했으며 개인이 2,100억원 이상 순매수했으나 호가에 밀리면서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쳐 1,500개에 종목이 하락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3.03포인트, 4.08% 급락한 776.37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2월 8일 739.66 이래 넉달여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장중 저점은 770.48로 지난 2월 20일 769.71 이래 가장 낮았다. 코스닥지수는 66.26으로 3.92포인트, 5.59% 급락, 종가기준으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65.97까지 하락, 지난 4일의 연중최저치 68.30으로 깼으며 지난해 11월 7일 65.66 이래 가장 낮았다. 하락률로 보면 종합지수는 지난 4월 25일 4.70% 이래 가장 컸으며, 코스닥지수는 4월 1일 5.42% 이래 최대 하락했다. 코스피선물 9월물은 97.45로 전날보다 4.95포인트, 4.83% 급락했다. 종가기준으로는 2월 하순 이래 100선이 처음으로 붕괴됐다. 시장베이시스는 0.02의 콘탱고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498억원을 순매도, 지난 5월 10일 2,139억원 이래 순매도규모가 가장 컸다. 기관은 증권과 은행이 각각 560억원, 514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전체적으로 756억원을 순매도했다. 투신은 235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2,173억원을 순매수, 지난 5월 29일 2,178억원 이래 가장 많이 샀다. 외국인은 반도체 관련주에 매도를 집중한 가운데 통신, 증권, 운수장비, 화학 업종을 순매도했고 비금속광물 등 소형주에 순매수를 보였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비차익 1,470억원을 위주로 2,153억원이었고, 매수는 비차익 960억원을 중심으로 1,460억원을 기록했다. 전업종이 지수급락률 만큼 하락폭이 컸으며 하락종목이 거래소에서는 759개, 코스닥에서는 738개나 되는 등 양시장 합쳐 1,500개에 가까웠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하한가가 115개나 양산됐다. 상승종목은 거래소 49개, 코스닥 43개에 불과했다. 시장관계자들은 3/4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춰졌고 미국 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와중에 2/4분기 기업실적 호전을 기대하며 매도를 미뤘던 상황에서 기업실적 악화라는 악재가 충격을 불어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펀더멘털의 차별화를 기반으로 780∼800선의 지지대가 유지됐으나 미국 시장 불안과 펀더멘털 약화로 새로운 거래선이 형성되는 상황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3/4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기업실적 등 악재가 미국시장에서 돌출됐다"며 "반도체를 비롯해 첨단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고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도 연말께로 늦춰지는 상황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팀장은 "국내 경기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여 일단 750선 정도라면 저가 매수의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국면"이라면서 "그러나 해외 펀더멘탈이 약화되는 징후가 보이고 있어 조정에 대한 시각은 좀더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