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토요일 한국-스페인전을 앞두고 전국 골프장 공연장 등에 '주말 예약 펑크' 비상이 걸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8강전까지 진출할 줄 모르고 골프 약속 등을 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취소하고 있기 때문. 19일 골프장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부킹을 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골퍼들이 속출하고 있다. '16강은 몰라도 설마 8강까지 가랴'고 생각했던 골퍼들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8강 진출이 확정되자 골프 대신 축구를 택한 것. 경북 경주에 있는 경주컨트리클럽 관계자는 "이번 주말 70팀 예약을 받기로 했지만 19일 오전중에만 10팀이 취소했다"며 "경기가 열리는 오후 3시30분 전후의 예약은 모두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백80팀까지 풀부킹됐던 경기도 광주 모 골프장 관계자도 "벌써 30팀이 취소 전화를 걸어 왔다"며 "이대로라면 예약 취소율이 50%를 넘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분당의 강남300 역시 "1백개 예약팀 중 10팀이 취소했다"며 "부킹을 취소할 경우 다음 부킹 때 불이익을 받는데도 회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축구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8강 진출로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골프장뿐만이 아니다. 입장권 예매 서비스 업체인 티켓링크 관계자는 "이번 주말에 공연 일정을 잡아 놓은 극장이나 영화관 등 상당수 업체가 공연을 아예 취소하거나 날짜를 변경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극장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개봉일자를 22일에서 28일로 미뤘다. 연세대 1백주년 기념관 콘서트홀에서 22,23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꾸러기 음악회'의 22일 공연은 아예 취소됐다.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의 '레이디 맥베스'도 22일 오후 4시 공연을 없애고 오후 7시30분에만 막을 올린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공연을 기획한 유씨어터도 이날 공연시간을 오후 4시에서 2시로 앞당겼다. 이밖에 주말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아 기차표 반환 및 항공권 예약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