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확실하게 결승에 진출한다. 히딩크 감독의 이름이 이를 증명한다." 중국에서 '성명학(姓名學)'으로 한국의 결승 진출을 예견하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인들은 히딩크를 '시딩커(希丁克)'라 부른다. 히딩크를 발음 나는 대로 중국어로 옮겨 중국식 이름을 지은 것이다. 그의 중국식 이름에서 '希'는 희망을 의미한다. '丁'은 갑을병정(甲乙丙丁)에서 나오는 말로 중국에서는 '네번째'라는 뜻을 갖고 있다. '克'은 극복한다는 의미다. 결국 시딩커는 '희망, 4강, 극복'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곧 "히딩크 감독이 한국인의 희망을 안고 4강의 관문을 넘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의 성명학은 히딩크 뿐만 아니라 보라 밀루티노비치 중국 감독, 트루시에 일본감독의 운명도 예견했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중국식 이름은 미루(米盧). 이 발음은 그러나 길을 잃는다는 뜻의 '미루(迷路)'와 동일하다. 중국인들은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초기에는 길을 잘 잡아 중국을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에 진출시켰으나, 본 경기에서 길을 잃어 전패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투루시에 일본 감독의 중국 이름은 터루시아이(特魯西埃)다. 이 이름은 특별하다(特), 둔하다(魯), 서방(西), 사막의 나라(埃)가 조합됐다. 결국 "특별히 서방과 중동에 걸쳐 있는 나라를 만나 둔해진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상승세를 타던 일본은 결국 터키를 만나 움츠러들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