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는 19일 골든골로 한국의 8강 진출 신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안정환 선수를 소속팀 페루자가 방출키로 했다는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으나 안 선수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분풀이식 혹평으로 일관했다. 이 신문은 "분노가 지배하는 순간이라서도 아니고 탈락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있어서도 아니다"는 토를 달기는 했지만 "부질없는 행동으로 우리를 집으로 보낸 그는 내일부터 팀을 잃을 것"이라며 안 선수가 한국에서는 영웅이 됐을지 모르지만 페루자에게는 투자대상으로서 가치를 상실했다고 깎아 내렸다. 이 신문은 안정환이 비싼 몸값을 받고 AS 로마로 이적시킨 일본 나카타 선수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으나 이에대한 객관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우리에게는 관심도 없는 형태의 축구를 하도록 한국에 남아 있는 것이 좋겠다. 나에게는 도움이 안된다. 차라리 고양이 경기장이나 한국 축구 신화의 상징으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 우리 팀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고 언급한 페루자의 코스미감독의 말을 전했으나 구체적인 방출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오히려 "한국이 절대적으로 월드컵 우승국이 되지 않겠지만, 그런 비(非)우승국의 영웅은 쉽게 기억되지 않는데다 예리한 골을 구별하지 못하는 한국축구와 이탈리아인들은 이탈리아에게 치명타를 가한 그를 혐오할 것"이라고 인신공격적인 비판을 가했다. 이어 안정환이 "2년이 지나도 이탈리아어를 배우지 못했으며 이탈리아인들이 스파게티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 했다"며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 전에 칼로리가 많은 스파게티를 먹게 했으나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아 한바탕 설전을 벌여야 했다. 그는 동양식 생활방식을 끊지 못했으며 밀라노까지 가서 한국식품을 구입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도 안정환이 한국 대표선수 중에서 가장 기술이 뛰어나고 소녀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월드컵이 그의 어깨에 달려있고 젊은 나이에 갑자기 유명해져 상품가치가 오른 그를 한국은 강하게 붙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