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백화점의 휴무일까지 바꾸고 있다. 현대백화점 영남본부는 한국-스페인의 8강전이 열리는 오는 22일에 부산점과 울산점, 울산동구점 등 부산.경남권 3개 점포의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20일 발표했다. 국내 백화점업계가 매출이 가장 많은 토요일에 휴무하는 것은 업계 처음이라고 현대백화점 영남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휴무하는 현대백화점 직원들은 사직운동장 등에서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형 전광판으로 한국-스페인전을 관전하면서 장외 응원에 동참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토요일에 전격적으로 휴무를 결정한 것은 손님이 몰리는 시간인 토요일 오후에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열려 매출이 평소의 30%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한국팀의 경기를 관전하고 싶어하는 종업원들의 열망을 고려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영남본부 오진현 판매기획팀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스페인전에 쏠려 매출이 평소 토요일보다 7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출도 오르지 않은데 직원들만 고생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본부장이 전격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열린 날 백화점의 매출은 평소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3시30분부터 미국과의 경기가 있었던 지난 10일 롯데백화점 부산점의 매출은 10억원선으로 평소의 절반에 그쳤다. 한편 이날 개점전에 휴무사실이 발표되자 현대백화점 3개 점포의 직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며 한국팀의 경기를 볼 수 있게 된 것을 반겼다. (부산=연합뉴스)이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