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가 올해 초 실시된 신임회장 선거 후유증에 휘말리면서 업무 공백상태로 표류하고 있다. 협회는 최근 서울지방법원이 신임 이종렬 회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법무법인 로고스의 양인평 변호사를 회장 직무대행자로 선정함으로써 깊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더욱이 회장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한 이후 지난 14일엔 기존 사무총장과 정책연구소장이 물갈이되거나 해임되는 등 급격한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월1일 회장선거에서 차점자로 탈락한 김희 후보가 "이 회장이 허위학력기재 사전선거운동 금품제공 등 부정선거를 했다"며 3월26일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고 서울지방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부터 본격화됐다. 사태의 여파로 협회가 추진 중인 신용협동조합 설립과 부동산유통거래업법 제정 등의 중요 사안이 무기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법원이 협회장 선출과정에서 협회 정관과 임원선출 규정에 위반되는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했다"며 "향후 본안판결에 따라 재선거 또는 김희 후보 당선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기 3년인 이 회장이 사퇴하지 않고 다시 법정소송을 제기하면 협회장 공석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