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작년 7월 발행된 하이닉스반도체의 회사채 8백24억원어치에 대해 만기상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하이닉스측은 자금운용상 상환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와 CLO(대출담보부증권)에 편입되지 못한 8백24억원어치가 다음달 23일과 27일 만기가 돌아온다"며 "회사측에 만기상환해줄 것을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만기도래 회사채는 당초 3개월 이내에 CBO등에 편입한다는 조건으로 산은이 인수했던 것"이라며 "그동안 신용보증기금측에 이 회사채를 CBO에 편입해주도록 여러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자금회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과 일부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상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2.4분기의 경우 반도체 비수기인데다 추후 시설투자자금도 필요한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은 만기도래 회사채 가운데 일부를 상환하는 대신 나머지는 연장받도록 양측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하이닉스 관계자는 "전액 연장해줄 것을 산은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은은 이 회사채가 일시 보유 성격의 채권이므로 정상적으로 상환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