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물로 떠오른 대한민국 '거리 응원'. 22일 스페인과의 월드컵 8강전 때는 전국적으로 응원 인파가 5백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길거리 '붉은악마'들의 첫번째 걱정거리는 먹거리. 자리를 잘못 잡았다간 빠져 나오지 못해 끼니를 거르기 십상이다. 특히 이번 스페인전은 오후 3시30분에 열려 오전부터 모여들 응원단은 점심과 저녁을 거리에서 해결해야 할 판이다. 한국팀 경기 네 차례 모두 시청앞 응원대열에 동참했다는 대학생 하혜원씨(20)는 "이탈리아전 때는 응원인파에 묻혀 8시간 동안 생수만 2ℓ를 마셨다"며 "이번엔 끼니를 때울 무언가를 미리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리 응원단이 애용하는 먹거리는 보관하기 쉽고 먹기 간편한 편의점 패스트푸드. 그 중에서도 삼각김밥이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로 세로 12㎝에 1백30g으로 가벼워 거리응원의 필수품으로 부상했다. 샌드위치나 햄버거도 도심 편의점에선 없어서 못파는 먹거리다. 훼미리마트 광화문점 원세홍 점장(54)은 "지난 이탈리아전 때는 삼각김밥이 평소의 30배인 3천개나 팔렸다"며 "샌드위치와 햄버거를 포함하면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나간 패스트푸드가 1만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 판매량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해 나가자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LG25 등 편의점들은 이미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편의점들은 전국의 거리응원 장소 인근 점포의 경우 매출이 더 이상 늘어날 수 없는 '포화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물량 및 인력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LG25 관계자는 "편의점들은 요즘 붉은악마들과 전쟁을 치르는 실정"이라며 "경기가 임박하면 유리창이 터져 나갈 정도로 손님들로 붐비므로 오전에 일찌감치 먹거리를 준비해 달라"고 간곡히 주문했다. 이밖에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 패스트푸드점들도 각각 테이크아웃용 월드컵세트를 대거 내놓고 '붉은인파'를 기다리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