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바람에 국정이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출범한 16대 후반기 국회가 원(院)구성을 둘러싼 정치권의 힘겨루기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이 없는 '식물국회'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6월 만기도래 예보채 차환발행 등 민생·경제관련 현안들은 국회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반면 의원들의 세비는 꼬박꼬박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 식물국회에 세비는 정상 지급 =지난 20일 의원과 보좌진 1천8백41명에게 6월분 세비 66억4천5백만원이 지급됐다. 지난 4월20일 마지막 본회의 이후 2개월여간 일손을 놓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려 1백32억9천만원이라는 혈세가 고스란히 빠져 나간 것이다. 전반기 국회 종료로 사실상 임기가 끝난 국회 사무총장과 사무.입법차장, 도서관장,의장비서실장 등 정무직 공무원과 별정직인 상임위원장실 행정보조요원, 의장 부의장 총장실 보좌진 등에 대한 급여도 오는 25일 정상 지급된다. ◆ 원구성 협상도 진통 겪을 듯 =세비만 축내는 국회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 정치권은 21일 부랴부랴 원구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 갖추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이날 민주당 한화갑 대표에게 원구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표회담을 제의했으며, 한 대표는 "총무회담 결과를 보고 만나겠다"며 일단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나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김병일.김동욱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