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 데 브리스 주한 네덜란드 대사(52)는 자신도 붉은 악마라고 강조한다. 지난 10일 한-미전 때 '붉은 악마'와 함께 광화문 거리에서 '대∼한민국'을 외쳤고,한-포르투갈,한-이탈리아,한-스페인전도 모두 관전하며 한국팀을 응원했다는 것이다. 브리스 대사는 이날 오전 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광화문 교보빌딩에 '행운을(GOOD LUCK)'이라고 쓴 대형 걸개그림(가로 26?,세로 16?)을 내건데 이어 태극기와 네덜란드 국기가 함께 그려진 풍선과 깃발 1만개를 시민들에게 직접 나눠주기도 했다. 브리스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도전과 개척을 중시하는 '네덜란드 정신'의 표상"이라고 전제,"이러한 네덜란드 정신이 근면하고 역동적인 한국인의 성격과 맞아떨어져 거대한 힘을 발휘했다"고 한국팀의 돌풍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은 한번 목표를 정하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는 스타일"이라며 "히딩크의 이런 고집스러움이 한국팀을 체력이 강하고 조직력이 탁월한 팀으로 변모시켜놨다"고 말했다. 그는 4년전 프랑스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대표팀이 4강에서 브라질에 패배한 사실을 상기한 뒤 "한국팀의 실력은 월드컵 우승도 가능할 정도로 최고수준이다. 여세를 몰아 브라질도 꼭 꺾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히딩크 감독이 한국인의 열망대로 차기 월드컵 때까지 한국에서 4년 더 머무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브리스 대사는 한국팀의 응원문화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사관이 시청 가까이에 있어 '붉은 악마'의 응원 모습을 자주 지켜봤다"며 "축구에 열광적인 유럽보다 한국팬들이 더 열정적이면서도 질서 정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월드컵은 네덜란드 기업들이 한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이미 필립스 ING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해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들도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과 네덜란드는 좁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해왔다"며 "앞으로 양국간 교류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도 표명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