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페루자구단의 '안정환 방출발언'이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회가 이 사건의 진상조사에 나설뜻을 밝혀 주목된다. 영국 노동당 소속 유럽의회 글린 포드 의원은 22일(현지시간) "페루자의 루치아노 가우치 구단주가 유럽연합(EU)의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며 유럽의회가 특별조사에 착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포드 의원은 또 "인권 존중은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기본적 의무"라며 "이에 대한 결의안 채택을 안건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태가 악화되자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패인의 원인이 심판의 편파적인 판정이라기보다는 자국팀의 능력부족 때문이라는 자성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프랑코 카라로 이탈리아 축구협회회장은 이날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탈리아의 8강 진출 실패의 주된 원인이 골결정력 부족이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주심들의 판정 미스가 많았지만 우리가 중도 탈락한 데 판정 오류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며 "한국전에서 수 많은 골찬스를 날려 버렸기 때문에 지고 만 것"이라고 실토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오히려 안정환 선수의 기량을 알리는 계기로 작용,월드컵후 안 선수의 몸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셀틱 글래스고,레인저스,던디 유나이티드 등 스코틀랜드리그의 3개 구단은 벌써부터 안 선수 영입을 위한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