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화를 이뤄냈다" .. 전국 승리 자축 '잠못이룬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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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태극전사 홍명보가 찬 볼이 시원스럽게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와~"하는 가슴벅찬 함성이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꿈만 같았던 4강 진출이 빛고을 광주에서 이뤄진 것이다.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끝에 무적함대 스페인을 5대3으로 침몰시키고 4강을 확정짓자 전국이 열광과 환희의 도가니로 변했다.
시민들은 "이젠 우승이다" "가자! 요코하마로"를 외치며 거리에서 밤새도록 승리의 축제를 만끽했다.
.22일 전국 3백여곳에 모인 5백만명의 "붉은 응원단"은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 광화문에서 응원하던 80만명의 시민들은 한국 대표팀 선수 하나하나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일부 시민들은 대형 태극기를 나부끼며 벅찬 가슴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은 경기 종료후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5만여명의 인파로 한 순간 교통이 마비되다시피했다.
태극기를 목에 두르고 응원한 민현정씨(20.대학생)는 "한국이 4강까지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한국인이란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모씨는 "스페인은 이름자에 "페인"(敗因)이 있어 패배가 예정돼 있었다"며 "외국에서 한국이 그동안 실력보다 운이나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으로 승리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동대문운동장을 가득 메웠던 응원단들이 한국의 4강이 확정되면서 일시에 거리로 몰려 나오는 바람에 경기도중 한산했던 동대문거리는 일순간 붉은바다가 되었다.
홍명보 선수의 마지막 승부차기 골이 들어가면서 한국의 4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신촌의 까페 음식점 등에서 경기를 구경하던 응원객들이 일시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연세대 입구부터 신촌 로터리까지 모든 신촌 거리는 수많은 인파로 메워져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모두가 하나가 됐다.
.흥분은 지하철로도 이어졌다.
과천경마장에서 축구를 본뒤 귀가하기 위해 지하철 4호선 경마장역으로 몰려나온 6만여명의 붉은 악마들은 역내에서도 "대~한민국,세~계최강"을 외쳤다.
여대생 김소연씨(20)는 "대학에 입학할 때보다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영.호남이 축구로 뭉쳤다.
전남 여수에서 열린 "영.호남 청소년 화합캠프"에 참가한 광주 부산 대구 울산 전.남북 경남.북 등 8개 시.도 5백여명의 여중생은 이날 처음 만난 사이지만 어색함없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화합을 다졌다.
.대구시민들은 22일 오전부터 범어네거리와 국채보상공원 등으로 몰려 들어 대한민국과 필승코리아를 외치며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를 처음으로 중계한 범어네거리에는 20여만명이 모여 한국경제신문 전광판에서 중계된 한국팀의 경기를 보며 열광했다.
.한국의 4강진출이 결정되자 대구 동구청은 대구 동촌유원지내에 월드컵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 기념 동산을 조성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동구청은 효목동 동촌유원지 아양교 주변 공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1월까지 3백50며만원을 들여 튤립과 풍차 등 네덜란드 식 정원에 히딩크 흉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문학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함성을 지르며 응원하던 4만여명의 시민들은 4강 진출을 확정짓는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하나같이 "만세"를 외치며 서로를 끌어않았다.
같은 시간 문화예술회관 등 전광판이 설치된 시내 곳곳에 운집한 20만여명의 응원단들도 "대한민국,대한민국"을 목청껏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삼성물산에서 제공해준 대형스크린을 통해 주민 1천여명과 함께 아파트내에서 경기를 관람한 부산시 남구 삼성아파트 김영철씨(41.회사원)는 "4강에 들어가고 막혔던 아파트 주민간의 마음의 문도 응원을 통해 활짝 열리니 살맛이 난다"며 "헤메고 있는 우리 정치와 경제도 축구경기처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는 분위기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