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 이겼습니까" .. '빛고을'은 환희.열광의 도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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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빛고을(광주)서 빛을 발했다"
홍명보의 승부차기가 성공하며 한국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4강행이 확정되자 전남도청앞 광장과 금남로는 기쁨과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22년전 민주화를 외쳤던 그 거리는 애국가와 아리랑으로 메아리쳤다.
대다수 시민들은 어깨동무를 한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어떤 이는 감격을 이기지 못한 채 웃옷을 벗어 젖히고 괴성을 질렀다.
일부 여성 응원단원들은 통곡을 하며 환희를 주체하지 못했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금남로 인근 건물에서 TV를 통해 지켜보던 시민들이 일제히 거리로 뛰쳐 나왔다.
다른 곳에서 응원하던 시민들도 일제히 "도청 앞으로"를 외치며 금남로로 이동했다.
가정에서 TV를 보며 응원했던 시민들이 하나둘씩 도청 앞으로 몰려나와 인파는 순식간에 30만명으로 불어났다.
이날 도청앞 광장과 금남로에는 지난 80년 5.18항쟁 이래 가장 많은 군중이 운집했다.
일부 차량들은 태극기를 걸고 대한민국 박수에 맞춰 경적을 울렸고 일부 젊은이들은 달리는 차안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승리를 기뻐했다.
.과거 최루탄이 난무했던 전남대 후문앞은 이날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애인,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 손자의 손을 잡고 나온 할아버지, 할머니 등 남녀노소가 따로 없이 벅찬 승리의 감격을 나눴다.
경기장을 찾은 회사원 박모씨(34.광주시 북구 용봉동)는 "5월의 영령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광주에서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뤄 이제 광주는 민주성지뿐 아니라 "월드컵 4강성지"라는 또 하나의 명예로운 이름을 얻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광주 시내는 하루종일 붉은 물결로 넘쳤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상무공원으로 응원을 나온 시민 이석현씨(36.광주시 북구 일곡동)는 "정말 우리가 이긴 것이 맞냐"며 "마치 꿈을 꾸는 기분"이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과 함께 시종 열띤 응원을 펼쳤던 주부 김지현씨(39.광주시 상무동)는 "광주에서 한국이 월드컵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 자긍심을 느낀다"며 "우리대표팀은 반드시 결승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여수에서는 TV를 보며 응원하던 임남순씨(43.여수시 국동)는 경기도중 실신해 여수 원광대한방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광주=최성국 기자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