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5일 발전노조의 파업을 선언하고 4개월여간 서울 명동성당에 은신해있던 발전노조 이호동 위원장이 최근 성당 구내에서 몰래 빠져나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위원장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던 월드컵 한국-미국전이열린 지난 10일 쏟아지는 비를 뚫고 명동성당을 빠져나갔다. 경찰이 이위원장을 체포하지 못했던 것은 과중한 업무 때문.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위원장의 검거를 위해 성당 주변에 상시 인력을 배치했으나, 월드컵 대회로 경찰력이 FIFA 관계자들이 묵고 있는 인근 호텔에 대거 배치된데다 6.13 지방선거 등이 겹쳐 이 위원장의 감시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으로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위원장이 빠져나간 것은 사실이나 현재 이위원장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아 별로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성당을 빠져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곧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파업이 뚜렷한 성과없이 조합원들의 대량 해고로 끝나면서 내부 반발이 심했고 또 장기간 은신으로 인해 노조 내부에서 영향력이 약화되는 등 거취문제를 두고 고민을 거듭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위원장은 `공식적으로' 명동성당에 있다"며 이위원장이 성당을 빠져나간 사실에 대해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