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소비자 대상-제1부] 女心 잡아야 大히트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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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우주를 꿰뚫는 3가지 진리중 하나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을 꼽는다.
쉽게 말해 세상에 변하지 않는게 없다는 뜻이다.
소비자 욕구도 이와 같아서 소비 트렌드가 주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변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품은 경기와 무관하게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21세기 들어 아날로그 세계가 디지털 세계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국경을 초월한 히트상품이 출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히트상품에 일정한 경향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시대 흐름을 반영, 첨단.고기능 상품들이 히트상품 대열에 오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으로부터 2002년 상반기 소비자대상을 받게된 가전, 인터넷, 이동전화,컴퓨터 부문 수상 상품들은 이런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지펠 냉장고와 애니콜 핸드폰, LG전자의 엑스캔버스 TV, 현주컴퓨터의 아이프랜드 데스크톱 컴퓨터 등이 그 사례들이다.
전자제품이 리드하는 첨단 고기능 경쟁은 이제 생활혁명을 가져오고 있다.
90년 초에는 냉장고와 세탁기가 히트했고 90년대 중반에는 컴퓨터 휴대폰 및 주변 기기가 부상했다.
사이버 아파트, DVD 등도 생활혁명을 반영해 최근에 히트하고 있는 상품들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휴대전화 게임기 디지털카메라에 이어 로봇과 가상현실이 히트상품의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한번 히트했던 상품이 기능 업그레이드와 편의성 강화에 힘입어 다시 히트상품이 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애니콜도 액정화면 확대와 화면의 컬러화 업그레이드 노력으로 매년 히트상품 반열에 오르고 있다.
전통 가전제품은 가격경쟁이 아니라 고급화, 복합화로 승부를 거는 추세다.
냉장고 에어컨 VCR 등 전통 가전제품에 디지털 기능을 추가한 고기능 복합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정서를 자극하는 휴먼터치형 히트상품에서는 일본이 한국보다 한 수 위이다.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 세가의 '씨맨' 등은 양육 시뮬레이션인 다마고치에서 착안한 상품으로 살아있는 생물로 느낄 만큼 프로그램이 정교하다는게 특징이다.
히트상품이 소프트화, 감성화되는 것도 최근의 경향으로 꼽을 수 있다.
한경 소비자대상을 받게 된 영화관 체인 브랜드 CGV나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는 소비자들의 여가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상품으로 당당히 히트상품 대열에 끼였다.
우먼파워는 상품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여성들이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식음료 부문과 생활용품 화장품 패션 유통 부문에서 여성 소비자들의 입김은 남성들을 능가하고 있다.
고품격을 내세우는 현대백화점과 할인점의 선두주자 이마트 등이 유통부문 히트주자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우먼파워의 결과물이다.
전통적으로 여성시장은 디자인, 기능, 희소성, 가격, 브랜드 등을 고루 충족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시장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여성에게 인기를 얻은 상품은 반드시 히트한다는 등식이 정설로 통할 정도가 됐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라 할 수 있다.
안전 건강 환경을 지향하는 현대인의 욕구는 상품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기능성을 강화한 한국야쿠르트의 윌이나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껌이 공전의 히트를 친 것은 소비자들의 건강욕구를 꾸준히 자극해 주었기 때문이다.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같은 생활용품이 히트상품으로 부상하는 것은 이같은 소비문화의 변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환경친화적 상품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관심이 증대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공통의 현상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경우 환경친화형 자동차가 21세기를 통틀어 롱런 히트상품으로 예견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점차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이런 경향은 일본 못지않게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