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분기에 사상최대의 이익을 기록했던 주요 은행들의 실적이 2분기에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각제한이 풀린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처분에 따른 매각손실이 발생한데다 가계부문의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실적은 3분기부터 다시 늘어나 올해 연간 순이익은 작년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3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2분기 영업이익(7천7백6억원)은 지난 1분기보다 0.2% 늘고 순이익(5천4백49억원)은 18.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이닉스 CB(전환사채) 2억4천6백만주를 주식으로 전환해 2억주 가량을 매각하고 현재 4천4백50만주 가량을 갖고 있다"면서 "7백원대에 사서 3백원대에 팔아 매각손실이 3백억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도 2분기 영업이익(2천4백7억원)은 전분기보다 3.7% 늘었지만 순이익(1천1백54억원)은 3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은 순이익이 각각 8백98억원과 4백59억원을 기록,27.4%와 50.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대구·부산은행도 순이익이 59.7%와 67.4%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조흥·외환은행은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흥은행은 영업이익(2천7백41억원)과 순이익(2천3백96억원)이 각각 2백32.1%와 1천73.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은행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 하이닉스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40%에서 70%로 늘렸다"면서 "2분기부터는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하이닉스 CB 관련 매각 손실과 가계대출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등으로 은행들의 2분기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은 1분기 실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은행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한편 동부증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올 연간 순이익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은행은 연간으로 작년(1조4천8백62억원)보다 60.4% 늘어난 2조3천8백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작년보다 4천3백18억원(1백95.7%) 늘어난 6천2백25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분석됐다. 조흥은행과 하나은행도 연간 순이익이 39.4%와 28.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