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자금시장에는 돈이 넘쳐나고 있는 반면 단기 자금시장에서는 자금이 부족한 '장.단기 자금시장 분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지난 21일 연 5.86%로 한은의 콜금리 인상 직전인 5월6일(연 6.29%)보다 0.43%포인트 떨어졌다.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위해 장기채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여전한데 비해 최근들어 정부가 국고채와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 장기채 공급물량을 크게 줄인 탓이다. 반면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4.85%로 같은 기간동안 0.16%포인트 올랐다. 5월말 종합소득세 납부와 KT 주식매각 자금의 국고 환수 등으로 일시적인 자금부족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기자금 부족 현상이 심화되자 한은은 지난 20일 7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 채권(RP)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급히 공급했다.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과잉 유동성이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한은은 이달들어 모두 여덟차례에 걸쳐 RP 매입을 통한 단기 자금 지원을 계속, 시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6∼7%대로 높아진 만큼 한은의 통화증가율 감시범위(8∼12%)가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윤한근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RP 매입은 일시적인 단기 자금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응급조치였다"며 "통화증가율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게끔 감시범위를 높여도 될지에 대해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