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양극화 심각...'어느 장단에 춤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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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자금시장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 장기 자금이 넘쳐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단기 자금은 매우 부족한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6월 들어 여덟 차례에 걸쳐 만기 2~3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총 43조1천6백억원의 초단기 자금을 시중에 공급했다.
시중 통화량이 감시범위(8~12%)를 넘고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에 대비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계속해서 RP를 사들이는데 대해 시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느냐"고 아우성이다.
◆ 장.단기 자금시장 분할 =지난해 정부는 국고채와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등을 합쳐 매달 3조원 이상의 장기 채권을 발행했지만 올해는 재정자금 수요가 줄어 국채 발행을 축소하고 있다.
월평균 2조원 안팎의 국채 발행이 고작이다.
이달의 국채 발행 규모는 1조6천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기도 했다.
올해는 차환 발행을 제외하고는 예금보험기금채권의 발행 계획도 없다.
작년 예보채 공급 물량이 약 23조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장기채권 공급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김진성 교보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연기금이나 생명보험회사들은 투자처를 찾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기 자금은 크게 달리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 20일 7조원 규모의 RP를 매입, 초단기 자금을 시중에 풀었다.
장세근 한은 공개시장운영 팀장은 "5∼6월중 원천세 특소세 법인세 등의 국고 환수로 약 2조원이 재정으로 흡수된 데다가 지난달 말에는 KT 민영화 주식매각 자금 4조8천억원이 유입돼 일시적 자금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통화관리 부담 가중 =시장에서는 장.단기 자금시장의 분할 현상이 나타나면서 통화관리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풀이한다.
윤항진 LG투자증권 금융시장팀 차장은 "점진적으로 통화량을 축소해야 하는 시점에서 오히려 통화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향후 통화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6월말부터는 단기 자금부족 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6∼7%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차제에 감시범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