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이 보인다.' 월드컵 개막 이후 꼬박 22일간의 사투를 치르고 이제 준결승전과 결승전만 남았다. 브라질 터키 독일 그리고 한국, 네 나라 중 누가 우승컵을 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잠재우고 4강에 선착,터키와 일전을 벌이게 됐다. 브라질은 터키와의 일전에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역대 최다인 월드컵 5회 우승에 도전하는 브라질은 이번 대회 최대 고비였던 대잉글랜드전(21일)을 무난히 넘겼다. 더욱이 터키와 조별리그에서 2-1로 승리한 바 있어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5골로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히바우두와 호나우두 '쌍포'가 이끄는 공격진의 파괴력이 이미 세계최고라는 것을 브라질은 그동안 경기를 통해 충분히 입증했다. 여기에 세계최고의 왼쪽 윙백으로 불리는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왼발도 언제든지 한방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브라질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돼온 수비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더하고 있어 스콜라리 감독을 흐뭇하게 해주고 있다. 브라질은 이미 준결승전 상대보다는 결승에서 맞붙게 될 한국-독일전의 승자에 오히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는 터키는 경이적인 조직력이 갈수록 살아나고 있다. 특히 신예 스트라이커 일한 만시즈와 위미트 다발라의 날카로운 침투력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어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월드컵 4회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로서는 이번을 가장 좋은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독일은 이번 대회 직전 유럽예선에서 라이벌 잉글랜드에,그것도 안방에서 1-5의 대패를 당하며 '녹슨 전차'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심지어 독일내 언론까지 독일이 8강까지 가는 것도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독일은 첫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8-0의 대승을 이끌어내며 세간의 비난을 일축했다. 독일은 대진운도 따랐다. 카메룬이나 아일랜드 같은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기도 했지만 독일은 그래도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나라들과 주로 맞붙으며 큰 어려움 없이 준결승까지 올랐다. 부상 등에 의한 전력손실이 거의 없다는 것도 독일의 강점이다. 그러나 한국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조별예선에서 전통의 강호 폴란드 포르투갈을 차례로 꺾고 16강과 8강전에서 우승후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제압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FIFA랭킹 40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핵이다. 아시아축구의 맹주로 이번 대회까지 5회연속 본선에 오르는 등 모두 6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54년 첫 본선 진출 이후 48년 만에 비로소 1승의 단맛을 보더니 이에 만족하지 않고 폭주기관차의 기세로 몰아붙이고 있다. 4무10패였던 초라한 성적표는 이번 대회를 통해 4승5무10패로 업그레이드됐고 대회전 1승 목표가 16강 진출로 바뀐 뒤 8강,4강으로 바뀌면서 이제 정상을 향해 두 걸음만을 남겨놓았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