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단기 반탄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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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외국인 매물을 소화하며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해외시장의 불안감이 한층 가중되자 개장초 급락세를 보이다 낙폭과대에 따라 자율 반등하는 양상이다.
미국 증시가 최근 소비지출 둔화속에 기업체 실적 경고, 달러약세, 중동긴장 등으로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기술적 반등 기대감이 조성됐다.
시장은 조심스런 행보속에 당분간 낙폭회복시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 동향과 외국인이 매도 강도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기관이 반기 결산을 앞둔 펀드기준가 올리기 작업과 함께 손절매 가격대로 알려진 780선 부근에서의 지수 방어 의지가 어느정도 기여할 지가 관심이다. 다음달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변수로 제기됐다.
제반 환경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매수가 받쳐주지 않을 경우 반등 강도가 강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반등을 이용한 물량 조정과 리스크관리에 집중할 시점이다.
◆ 전약 후강, 반등 지지대 모색 = 21일 종합지수는 개장초 급락세를 벗어나 소폭이나마 플러스권 진입에 성공했다. 연중최저치 경신행진을 펼치던 코스닥시장은 엿새만에 상승전환햇다.
지난 19~20일 모두 4,000억원 가까이 급매도하며 지수급락을 유도했던 외국인이 이날 순매도 규모를 750억원대로 줄인 데다 투신과 개인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상승을 이끌어냈다.
종합지수는 장중 758까지 추락하며 기술적 지지선으로 기대되던 760선을 하향돌파하며 우려를 고조시켰지만 서서히 낙폭을 줄여나가며 소폭 상승세로 마쳤다. 하락종목수가 장중 1,100개를 넘엇지만 835개로 대폭 줄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주가급락으로 자사주 매입을 검토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장중 상승시도를 보이자 SK텔레콤, KT, LG전자, 삼성SDI, 신세계, LG텔레콤, 휴맥스, 엔씨소프트 등이 오르며 상승을 이끌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장중 하락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의 의미를 가만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상반기 결산을 앞둔 기관의 펀드기준가 높이기 매수에다 국민연금에 이어 새마을금고 등의 신규자금 유입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며 “경기확장 국면인 5월의 산업활동 동향 발표가 오는 28일 예정돼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인터내셔널 펀드로 이번주 16억 달러가 유입돼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압력이 줄었고 방향성 추세지표가 저점 확인을 나타내고 있어 지수의 추가상승 기대가 높다”고 덧붙였다.
◆ 반등폭 기대치 조절 필요 = 기술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급구도가 불안하다는 점에서 상승폭 기대치는 높지 않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투신권 펀드가 손절매 가격대를 만나고 있어 저가인식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매수에 가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개인이 매수 주체로 부각되고 있지만 매매의 일관성이 보장되지 않는 관계로 상시 매물로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투신이 지난 9월 미국 테러사태이후 780선에서 매수를 시작해왔기 때문에 지수의 추가하락시 손절매 매물을 내놔야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지수방어를 위한 매수세 유입 기대가 없지 않지만 외국인 매도 때문에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는 양상”이라고 말햇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경기의 회복 시점이 크게 늦춰지고 강도도 미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기관의 매수 목표 지수대가 하향되는 경향”이라며 “이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를 받아줄 수급주체가 없어 반등 모멘텀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임노중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함께 국내 시장의 최근 낙폭을 고려할 때 지수가 반등 국면에 도달하는 모습”이라며 "외국인 매수 동참 여부가 상승폭을 결정할 것이지만 800선을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7월초까지 반등이 이어지더라도 8월까지는 지루한 침체 횡보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횡보장세에서 악재가 나올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어 우량주 중심의 단기대응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