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미래(리더십 경영학)] 팀워크가 경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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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월드컵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조그만 축구공이 사람들의 마음을 이토록 울렁거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기만 하다.
명승부는 숱한 스타들을 만들어 낸다.
이 스타 반열에는 히딩크와 한국 축구의 전사들, 그리고 한국의 온국민들이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기대한 만큼 당장의 경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이번 게임을 통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무엇보다도 거리응원이란 신(新)제품은 세계 유수의 방송망을 타고 지구촌 가정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굳이 돈으로 환산한다면 수조원에 해당할 정도로 광고 효과가 큰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나이든 세대는 늘 젊은 세대를 위태위태하게 바라본다.
그러나 이번의 응원전을 보면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기성 세대보다 밝고 씩씩하고 진취적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국의 앞날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정말 한국인의 파워와 다이내믹스를 한껏 분출한 이벤트 중의 이벤트였다.
선수들도 물론 선전했지만 한국인들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과 역동성을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월드컵은 한국인들이 뇌리 속에 오래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역시 중요한 것은 승부의 세계에서 이기는 것이다.
하늘이 도와주고 우리가 아주 선전한다면 16강 정도가 아니겠는가라는 것이 우리들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정말 약진에 약진을 거듭했다.
수십 년간 고정관념처럼 괴롭혔던 유럽.남미 축구에 대한 열등감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한국 축구의 성공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것은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한국 축구의 조직력과 투지에 큰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어떤 게임이든지 이기려면 다른 팀과 뚜렷한 차별성을 드러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한국 축구의 조직력이다.
마지막까지 투지를 불태우며 헌신하는 선수들의 조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선수 개개인이 '감정적 몰입' 상태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한국 축구의 조직력과 투혼을 보면서 저런 것이 바로 경영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양한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평균 이상의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의 중심에는 혼연일체가 된 사람들의 마음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 이다.
조직원의 마음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이 바로 최고의 경영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조직의 파워를 극대화할 것인가, 어떻게 조직원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한 몇 권의 책이 있다.
'열정컴퍼니'(세종서적), '하이파이브'(21세기북스), '숨겨진 힘-사람'(김영사), '당신의 직원은 최고인가:최고의 직원으로 키우는 놀라운 힘(물푸레)', '늑대 뛰어넘기'(바다출판사)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당신의 직원은~'은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작지만 빠르고 강력함 팀'이라는 사실에 입각해 조직관리의 해법을 가정에서 찾는다.
직원들은 한 가정의 형제들처럼 질투도 하고 뭉치기도 하고 심술을 부리고, 팀워크를 해치기도 한다.
이럴 때 부모가 적절한 중재자요 지도자가 되는 것처럼 기업의 관리자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팀의 이을용 안정환 선수가 페널티킥을 실패했을 때 히딩크 감독이 그들을 문책하기보다 격려하고 끝까지 신뢰한 것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직력 못지 않게 한국 축구는 리더의 역할이 얼마만큼 중요한가를 보여 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걸출한 한 명의 리더가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리더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근래에 발간된 책 가운데서는 '콜린파월 리더십'(좋은책만들기), '원숭이 사냥'(창해), '그레이트 보스'(더난출판) 등을 읽어볼 만하다.
위대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레이트 보스'의 저자 제프리 폭스는 "물리적 지위나 강제적 권위가 아니라 조직 구성원 각자의 마음에서 살아 있는 지도자"라고 설명한다.
골을 넣은 선수들이 곧장 감독에게 달려가 열렬히 포옹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이런 지도자상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전략과 전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직접 목격했다.
벼랑 끝까지 몰렸을 때 히딩크 감독의 탁월한 전술이 위기를 돌파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는 것을 보았다.
적시에 상대방의 허점을 확실히 공략하는 전술은 한국 축구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그 성과를 발휘했다.
과거부터 전략과 전술은 개인의 삶이나 조직의 성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전략과 전술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쟁의 역사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서점가에 나온 책 가운데서 '마케팅전쟁'(비즈니스북스), '기업들의 전쟁'(미래의 책), '전쟁과 경영'(21세기북스), '위대한 장군들은 어떻게 승리하였는가'(홍익출판사), '세계 최강기업의 경쟁정보'(시그마인사이트) 등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