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전국 최장수 행정부지사로 근무한 뒤 오는 28일 퇴임하는 권경석 경남 행정부지사(56)의 별명은 미스터 클린(Mr.Clean)이다. 청렴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경남 산청 출신인 그는 육사를 졸업,월남전에 참전한 뒤 '유신사무관'으로 특채돼 부산시에서 출발,대통령 비서실,내무부,부산시 구청장,국제화 재단 등을 두루 거쳐 지난 97년 3월부터 부지사로 근무해왔다. 그는 풍부한 행정경험과 해박한 지식,깔끔한 업무처리와 기억력,중앙과 지방에 걸친 인맥 등을 총동원해 경남도를 3년 연속 전국 최우수 자치단체로 위상을 높이고 각종 현안사업과 미묘한 사안들을 해결해냈다. 김혁규 도지사는 최근 3선에 성공한 후 사석에서 "나는 허수아비다.부지사들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잘해준 덕분이다.권 부지사의 미래는 내가 책임지겠다"고까지 말할 정도다. 부산 영도구청장 시절에는 전국 최초로 기초자치단체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했고 보건사회국장 시절에는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락공원묘원 화장장을 건설하는 뚝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부산시가 권 부지사의 이런 능력을 높이 사 두차례나 부시장직을 제의했지만 거절했다는 후문도 있다. 권 부지사는 직원들에게 "원칙과 기준,도덕성을 갖고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는 데 항상 힘쓸 것"을 당부했다. 퇴임후 그는 도내 대학에 출강하면서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이들에 전해줄 예정이며 당분간 휴식을 갖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