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및 IT 업종에서 PCB(인쇄회로기판)는 '지존' 같은 부품이다. 한송하이테크(대표 신문현)는 PCB 생산업체에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벤처기업이다. 구체적으로 로더, 언로더, 본딩머신같은 PCB 장비를 만든다. 로더 및 언로더는 20여개로 구분되는 PCB 제조공정 사이에서 기판을 이송하는 역할을 하는 장비다. 본딩머신은 다층기판에서 반가공된 PCB를 여러층으로 쌓아서 접합하는 기계이다. 1994년 설립된 한송하이테크는 LG전자, 삼성전기,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 국내 PCB 생산업체에 관련 장비를 공급하면서 성장을 거듭, 이젠 PCB 장비 업계에서는 정상급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금년 2월에 코스닥에 등록(상장)됐다. 한송하이테크 전체 인력의 25% 정도는 고급 연구 인력이다. 이 회사는 제품 설계에서 장비작동솔루션 개발 및 장비제작에 이르기까지 각 부문에서 골고루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98년 본딩머신을 이탈리아에 이어 두번째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X-레이 드릴링 머신과 트리밍(trimming) 머신을 국산화했다. 최근에는 PCB 제조 공정을 자동 연결하는 레이업시스템을 개발, PCB 장비 시장에서 수입대체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트리밍머신과 하반기 출시예정인 자동 노광기(회로 각인 장치)의 경우 대당 판매가가 5억-7억원 정도의 고가제품으로 하반기 매출액 증가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엔 일본 독일 이스라엘 제품이 국내 PCB 장비 시장을 휩쓸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한송하이테크의 신 대표는 직접 생산 및 영업현장을 챙기기로 유명하다. 그는 일주일에 3-4일은 PCB 장비업체들을 방문하기 위해 지방출장에 나선다. 마케팅은 물론 PCB 장비업체들의 시설투자와 기술발전 동향을 파악하고 납품 이후에도 개선 사항을 앞장서 체크하는 '현장 경영파'로 통한다. 한송하이테크는 지난해 82억원의 매출액에 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기계장비회사로서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이기호 한송하이테크 상무는 "기술력과 마케팅력이 어우러지면서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 목표는 1백30억원이며 순이익을 30억원 정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송하이테크는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미국 일본 홍콩 필리핀 중국 대만 등지의 PCB제조업체들에 본격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여 수출중심의 매출구조를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한송하이테크는 해외 전시회 및 박람회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2억7천만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올들어선 1.4분기에만 60만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수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 상무는 "한국의 PCB 생산 시장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국산 PCB의 비중은 4~5% 정도 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PCB 업계의 성장 잠재력이 크고, PCB 장비업체인 한송하이테크의 미래도 밝다는 얘기다. (031)495-8262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